디즈니, 이달 말 KT 시즌 VOD 콘텐츠 공급 중단 통보
이르면 9월 국내 상륙 앞두고 국내 OTT와 ‘거리두기’ 분석도

디즈니플러스 / 사진 = 디즈니코리아
디즈니플러스 / 사진 = 디즈니코리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플랫폼에서 다음달부터 디즈니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건당 결제 형태로 해왔던 시즌 VOD 서비스를 이달까지만 하기로 했다. 디즈니는 지난 3월 시즌 무료 콘텐츠 서비스와 유로 패키지 형태에 대한 콘텐츠 공급을 종료한 바 있다. 추가로 유료 서비스마저 중단하면서 시즌에서 디즈니 VOD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KT와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제휴 협상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디즈니와 KT 콘텐츠 공급 계약이 잇달아 중단되면서 LG유플러스의 제휴 가능성이 높아졌단 분석이 나온다.

4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달 말 KT의 OTT ‘시즌’에 제공 중인 영화·해외시리즈 등 일부 ‘VOD’ 콘텐츠 공급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종료 예정 VOD는 ▲디즈니 및 폭스 제공 영화 중 ‘가격 2500원, 1400원 대상작 전체’ ▲마블 시리즈(어벤저스 등), 겨울왕국, 엑스맨, 킹스맨, 보헤미안 랩소디, 곡성 등 영화 VOD ▲크리미널 마인드, 로스트 등 디즈니 및 폭스 제공 해외 드라마(미드) 전체와 디즈니 채널 제공 키즈 콘텐츠 전체 등이 해당한다. 앞서 디즈니는 시즌에 공급하던 무료 VOD와 프라임무비팩, 프라임키즈랜드팩 등 일부 유료 패키지에 포함된 콘텐츠 제공을 중단했다.

당시 KT는 건당 유료구매가 가능한 VOD 콘텐츠는 공급되고 있다는 이유로 디즈니와 완전 제휴 종료는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 말부터 유료 VOD 공급 역시 종료됨에 따라, 디즈니와 국내 인터넷(IP)TV 사업자 간 진행 중인 콘텐츠 제휴 협상의 무게 추가 LG유플러스 쪽으로 넘어갔다. KT와 달리 아직 LG유플러스의 OTT ‘U+모바일tv’에선 디즈니 콘텐츠 공급 중단 계획이 없다.

디즈니는 이르면 오는 9월 디즈니플러스 국내 상륙을 앞뒀다.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제휴 논의를 이어왔다.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이 디즈니와 제휴 계획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협상은 KT와 LG유플러스 경쟁으로 좁혀졌다. 이 중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서면서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 6월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 6월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018년 국내 IPTV 중 최초로 넷플릭스와 제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협상중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와의 협상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디즈니가 가장 요구하는 것이 고객 편의성인데, (LG유플러스의) 안드로이드 기반 IPTV 셋톱이 고객에게 디즈니플러스를 제공하기에 가장 좋은 구조다. LG유플러스가 그간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과 마케팅 협업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많다는 이유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본격적인 서비스 이전 다른 플랫폼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앞서 2019년 미국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출범할 때도 넷플릭스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OTT 왓챠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종료한 데 이어, 지난 4월 SK텔레콤 자회사 콘텐츠웨이브의 OTT 웨이브 월정액 상품에서 제공하던 주요 콘텐츠 100여개 공급을 중단했다. 다만 웨이브는 개별 영화 VOD 상품에 대해선 서비스 중이다.

이에 대해 KT는 디즈니의 VOD 콘텐츠 공급 중단은 디즈니플러스 제휴 협상 건과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KT 관계자는 "OTT 시즌의 (디즈니) 콘텐츠 서비스 중단은 디즈니 측에서 종료하는 것을 요청해서 그것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디즈니플러스와 IPTV 제휴 협상하는 것과 OTT 콘텐츠 공급 중단은 별개의 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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