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합작사 설립하고 2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 생산
지난해 음극재 소재인 전해동박 생산 위해 자회사에 1527억 투자
3세경영 시대 맞아 신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2차전지 소재 진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고려아연이 최근 2차 전지 소재株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 연, 금, 은 등 비철금속을 제련하는 영풍그룹 계열사로 20년 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회사다. 최근에는 신성장동력으로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에 사용되는 전구체 생산 및 음극재 소재 전해동박의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이번주 48만9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지난주 42만6500원 대비 14.7% 상승했다. 특히 14일 11.05%, 15일 3.66% 연속 상승하면서 이번주 상승분의 대부분을 채웠다.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LG화학과 손잡고 2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5년 합작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5000억원, 2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LG화학의 양극재 자체 생산 규모가 2020년 4만 톤에서 2025년 26만 톤으로 약 22만 톤 증가할 전망이고 전구체가격이 톤당 약 1만4000~1만7500달러 수준인 점, 전구체 생산업체인 에코프로지이엠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8% 수준인 점이 산정 근거가 됐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최근 LG화학과 전구체 생산을 위한 기술적 제휴를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025년 합작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조5000억원, 1000억원을 전망했다.

고려아연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은 3세 경영 시대를 맞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영풍그룹은 1949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이후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가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영풍 및 전자사업은 장씨일가가 맡고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맡아왔다.

고려아연의 초대 회장은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명예회장이 맡았으며 1974년부터 2002년까지 고려아연을 이끌었다. 이후 2남인 최창영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고 2009년에는 3남인 최창근 회장이 이어받았다.

2019년에는 최창걸 명예회장의 아들인 최윤범 사장이 경영을 맡으며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 이후 고려아연은 신성장 동력 확보차원에서 2차전지 사업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3월 2차전지 배터리 소재인 전해동박의 생산 및 판매를 위해 1527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케이잼주식회사를 세웠고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전해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음극재에 들어가는 소재다.

방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구리와 황산 등 전해동박 핵심 원재로를 자체 조달할 수 있고 전기분해 공정에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조기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줄도 탄탄하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2조2005억원, 영업이익 2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32.3% 늘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금속 가격이 급등한 덕분이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카카오게임즈가 시가총액순위 1,2위를 수성한 가운데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셀트리온제약과 펄어비스를 제치고 시가총액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에코프로비엠 경쟁사인 엘앤에프 역시 시가총액순위가 14위에서 12위로 상승했다.

에이치엘비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매도 반대운동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K스톱 운동)' 대상 종목으로 선정되면서 이번주 주가가 3만3850원에서 3만5750원으로 5.6% 상승했다. 시가총액순위도 10위에서 9위로 상승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소속 개인투자자들은 15일 오후 3시부터 장 마감까지 30분 동안 에이치엘비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사전 예고했다. 에이치엘비 주가는 15일 장중 17% 이상 급등했는데 정작 마감을 앞두고는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결국 5.54% 오른 3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5일에는 3.77% 하락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