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만 쌍용건설 리모델링팀 팀장
“준공실적 1위, 기술력·노하우 보유”
철산한신·가락쌍용1차 잇단 수주
10대 건설사, 협업 러브콜도

이광만 쌍용건설 리모델링팀 팀장 / 사진=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2000년대 초반에도 리모델링 사업이 유행했다. 당시엔 추진위 단계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어 10대 건설사는 물론 중견건설사까지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각 건설사마다 리모델링 사업장을 20개씩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많던 사업장들이 지금은 다 없어졌다. 준공까지 마무리한 경우는 드물다는 의미다. 쌍용건설이 준공실적 1위를 강조하는 이유다.”

쌍용건설 본사에서 만난 이광만 쌍용건설 리모델링 팀장은 쌍용건설이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팀장은 1993년부터 28년간 쌍용건설에 몸담아온 ‘쌍용맨’이다. 건설 현장에서 건설기술자로 근무하다가 2008년 리모델링사업부로 합류했다. 지난해 말 정비사업팀에 속해 있던 리모델링팀이 독립하면서 팀장을 맡았다. 이 팀장에게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시장에서 부흥기를 맞고 있는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준공실적 1위, 철저한 사업 관리 덕분”

이 팀장이 이끄는 쌍용건설 리모델링팀은 국내 최대 준공실적을 자랑한다. 2007년 1월 서울 방배동 ‘방배예가클래식’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4곳(974가구)에서 준공을 완료했다. 삼성물산 3건(627가구), 대우건설 1건(200가구), DL이앤씨 3건(188가구), 중앙건설 1건(120가구), HDC현대산업개발 1건(108가구) 등 다른 건설사에 비하면 압도적인 실적이다. 리모델링 준공 단지 중 쌍용건설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다. 

이 팀장은 4개 사업장을 착공한 비결로 철저한 ‘사업 관리’를 꼽았다. 이 팀장은 “다른 건설사들이 시공 능력이 떨어져서 준공 실적이 적다고 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사업장 관리다. 사업을 하다 보면 조합원이 이탈하거나 동의율 저조, 인허가 문제 등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쌍용건설은 추진위 단계부터 조합설립창립총회, 건축심의, 인허가 절차 등 모든 절차를 도왔다. 사업 수행에 대한 준비와 대응을 적절히 한 것이 사업 완주 비결이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단지서 ‘최초’ 타이틀 다수 보유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수 보유했다. 방배예가클래식에서 국내 최초로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했다. 기존 리모델링의 경우 세대의 노후 배관·배수를 고치거나, 평면을 확정해 내부 인테리어를 리뉴얼하는 수준이었다. 이 밖에도 엘리베이터 지하 연장과 지하 2층 주차장 신설, 2개 층 수직증축 성공, 댐퍼(진동흡수장치)를 활용한 내진설계 등의 신기술을 리모델링 단지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2019년 수주한 서울 송파구 ‘아남아파트’에선 국내 최초로 리모델링 일반 분양이 연내 진행된다.

◇“철산한신·가락쌍용1차 수주, 입소문 덕분”

쌍용건설이 꾸준히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는 최근 들어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쌍용건설을 찾는 리모델링 단지들이 늘고 있어서다. 쌍용건설은 올해 3월 광명시 최초 리모델링 단지 ‘철산한신아파트’(사업비 4600억원)에 이어 5월 리모델링 역사상 최대 규모 ‘가락쌍용1차아파트’(8000억원)를 수주했다. 두 리모델링 공사로 상반기 1조원 클럽 달성과 함께 그동안의 리모델링 누적 수주실적은 단숨에 2조원을 넘겼다.

이 팀장은 “기존 착공 현장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수주로 이어졌다. 철산한신과 가락쌍용1차도 입소문 덕분에 수주할 수 있었다. 기존 착공 단지로부터 자문을 얻는 과정에서 쌍용건설을 추천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 설명회에서도 다수의 착공 사례를 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사업수행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10대 건설사도 러브콜···경쟁자보다 동업자”

10대 건설사들도 쌍용건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팀장은 “리모델링 경험이 없다 보니 협업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기 신도시 최초 리모델링 단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 한솔마을5단지아파트’에선 포스코건설과 손을 잡았고 철산한신(현대엔지니어링)과 가락쌍용1차(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에선 주관사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대형사들에 대해선 경쟁자보단 동업자라는 입장이다. 이 팀장은 “리모델링은 완전히 철거하는 재건축에 비해 숨어 있는 리스크가 많다. 내부 소재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고, 설계도 예전 자료라 참고하기 어렵다. 특히 1000~2000세대 규모 큰 사업장의 경우 리스크가 큰 만큼 굳이 혼자 할 필욘 없다고 본다. 협업을 하는 건설사들이 나중에 경쟁자가 될 순 있겠지만 물량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시장 전망 밝아, 수도권에서 광역시로 확대

쌍용건설에서 바라보는 리모델링 시장 전망은 밝다. 수도권에선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단지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는 62개 단지(4만5527가구)다. 2019년 37개 단지(2만3935가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조합을 설립한 단지만 집계한 수치로, 추진위원회 단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부터 부산·대구·광주 등 광역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 팀장은 “리모델링 시장이 과거 서울에 국한됐다면 현재는 분당·수지·산본·영통·일산 등 수도권에서부터 부산·대구·광주 등 광역시까지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추진위 단계에서 시공사가 선정돼 구속력이 없었지만, 지금은 구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만큼 내년부터 착공하는 단지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다음 행선지, 강동 선사현대·산본 개나리13차” 

쌍용건설은 다음 리모델링 사업 행선지를 서울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2938가구)와 경기 산본 ‘개나리13단지아파트’(1778가구)로 정했다. 공사비 규모만 각각 1조원, 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지들이다. 쌍용건설뿐만 아니라 많은 대형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팀장은 “쌍용건설은 기존 리모델링 사업에서 검증받은 경험과 기술력, 노하우 등을 살려 다음 수주전에 도전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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