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팬들 끌어모아 서비스 차별화 시간 벌겠다”
“CJ ENM과 티빙 콘텐츠에 신기술 접목한 사례 발굴 중”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가 지난 3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네이버TV 캡처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가 지난 3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네이버TV 캡처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차고에서 시작한 구글이 그 당시 대기업 야후를 꺾었듯이 우리도 전략을 잘 세우면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지난 3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와 한국정보사회학회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서’를 주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이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티빙은 CJ ENM 디지털 역량 강화 전략 핵심축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티빙은 D2C(Direct to Consumer) 유통환경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해 K-콘텐츠를 전 세계에 보급하는 창구 역할을 맡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이란 목표도 세웠다.

이날 양 대표는 티빙의 강점인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3년 내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티빙에는 약 2만개 콘텐츠가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콘텐츠 수가 6000개 정도 되는데, 콘텐츠 수로만 보면 우리가 더 많다”며 “특히 K-콘텐츠가 티빙의 가장 큰 무기다. 넷플릭스나 디즈니가 우리만큼 K-콘텐츠를 잘 만드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엔지니어가 3000명 정도이며 콘텐츠에도 연간 20조원을 쓰는데 이들과 똑같이 경쟁하기는 어렵다”며 “K-콘텐츠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모으고, 콘텐츠에 대한 가입자들의 로열티가 확보된다면 시간을 벌 수 있다. 디지털 유통 쪽은 이제 시작 단계라 아직 보여지지 않은 차별화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지금 그걸 찾는 과정에 있다. 가입자들이 지원해주는 힘을 바탕으로 최소 3년 내 서비스 차별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이같은 전략 구상이 가능해진 배경으로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꼽았다. 과거 미디어 산업이 통신 산업처럼 규제 산업이자 국가별 경계가 분명한 산업이었지만 OTT의 출연으로 그 한계가 깨졌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이전 유통방식에선 콘텐츠 하나를 생산하면 각 나라에 팔아야 했지만 OTT 시대로 접어들고 나니까 전 세계 K-콘텐츠 팬들이 플랫폼 안으로 들어오면 된다”며 “예전에는 모을 수 없던 규모가 기술 덕분에 가능해졌다. 글로벌에선 아무래도 틈새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게 되겠지만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 고객 단가를 높이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우선 K-콘텐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공을 굴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 대표는 당장은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적용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은 없다면서도 차별화 측면에서 CJ ENM과 신기술 접목 사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양 대표는 “티빙은 유료플랫폼이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검증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함이 전제된다. 그러나 AR이나 VR 적용은 시기상조다. 이를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차별화 측면에서 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찾아야 하는 미션도 가지고 있다. 현재 CJ ENM과 밀접하게 관련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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