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1조7935억원’ 1위···리모델링 비중 58%
대우, 꼴지서 2위로 급등···쌍용, 다크호스 부상
롯데·현엔·삼성, 1조 클럽 진입 나란히 실패

/ 자료=각 사 취합
/ 자료=각 사 취합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리모델링 수주 여부에 따라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수도권에서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을 따낸 DL이앤씨·대우건설·쌍용건설 등은 수주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반면 롯데건설·삼성물산·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와 달리 1조원 클럽 진입에 실패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 1조7935억원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 5390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특히 전체 수주액의 58%(1조334)를 리모델링 사업으로 채웠다. DL이앤씨는 지난 5월 경기 군포 산본 ‘우륵아파트’(3225억원)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이후 이달 5일 수원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2159억원)과 12일 산본 ‘율곡’(4950억원)에서 리모델링 시공권을 연달아 따냈다.

대우건설은 DL이앤씨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7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수주액은 1조7372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8728억원)의 2배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송파 가락쌍용 1차(1741억원)와 이달 경기 용인 수지현대(3876억원)에서 연달아 리모델링 사업권을 따내며 막판 약진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주택건축사업본부 내 도시정비사업실에 ‘리모델링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상반기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수주액 1조4424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3월 경기 광명 ‘철산한신’ 리모델링(4600억원)에 이어 지난달 서울 송파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8000억원)까지 굵직한 사업권을 따내며 리모델링 전통 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 밖에 지난 29일 수주한 안양 삼덕진주아파트를 포함해 가로주택정비사업 3건을 따내며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는 경기 군포 리모델링 단지인 ‘산본 개나리13단지' 수주에 도전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가까스로 수주액 1조원을 넘겼다. 현대건설은 1조291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1월 경기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2279억원)으로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고, 이후 대형, 소형 사업지 가릴 것 없이 수주를 이어갔다. 지난해 동기 실적(3조45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하반기 리모델링 시장을 공략해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출범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입찰에 참여한 성동 ‘금호벽산’ 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올해 초반 대구 ‘서문지구’ 재개발(2196억원)과 경남 창원 ‘신월1구역’ 재건축(5554억원)을 수주하며 지방 정비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후 4월 송파 ‘문전건영’(2207억원), 지난달 마포 ‘밤섬현대’(933억원)에서 리모델링 사업권을 연달아 따낸데 힘입어 수주액 1조890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포스코건설(9871억원), 롯데건설(8985억원), 현대엔지니어링(9867억원), 삼성물산(2805억원), HDC현대산업개발(1004억원) 등이 하반기 수주를 통해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점차 줄고 이는 데다 공사비 규모도 크지 않아 건설사들이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면 리모델링 시장엔 기존 정비업 못지않은 대규모 사업지가 등장하고 있어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리모델링 사업지를 선제적으로 공략한 건설사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형 리모델링 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만큼 어떻게 준비하고 공략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성적표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