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차별화 가능성
신세계 브랜드파워와 이베이코리아 상품구색 시너지

사진=각 사 로고,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사진=각 사 로고,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전통 유통기업인 신세계가 이커머스에 판을 크게 벌이면서 어떤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와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꽉 잡고 있었지만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신세계가 나서면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24일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업계 2위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단순히 거래액만 커진 것이 아니라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약점으로 꼽혔던 상품 구색과 회원 수를 대폭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넓히면 신세계는 거래액 기준 국내 온·오프라인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 이번 인수로 이마트 부문에서 온라인 비중은 약 50% 가량 된다.

유통시장이 급변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한 분야가 아니라 두 분야의 융합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신세계그룹의 결단은 옳았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영역으로만은 갈수록 커지는 소비자의 요구를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고 오프라인 업체가 온라인몰을 보강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다양한 상품 정보와 가격 정보를 얻는다면 오프라인에서는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면서 제품에 대한 신뢰와 재미를 얻고 싶어 한다.

이일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유통의 흐름을 보면 온‧오프라인이 같이 가야 성공한다. 향후 온‧오프라인이 따로 가서는 승산이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신세계의 이번 인수로 승산이 충분히 있다. 그동안 신세계가 잘 해온 오프라인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더 잘 연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SG닷컴 같은 경우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네임밸류를 잘 활용해왔는데 네이버나 쿠팡이 잘 하는 다품종 소량 소비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품 구색이 모자라 제품군이 한정돼 있었다”며 “이베이코리아는 다양한 업체와 다양한 제품을 갖고 있기 때문에 SSG닷컴에서 부족했던 점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그러면 상품군을 A, B, C 타입으로 분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시했다. A는 프리미엄 제품군, B는 대중적인 제품군, C는 최저가 제품군이다. A 제품군은 신세계가, B 제품군은 신세계와 이베이코리아가, C제품군은 이베이코리아가 담당해서 각각 다른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명품의 경우 오픈마켓에서 구매하기를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고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이베이코리아 이용자들이 꺼려했던 명품 구매를 신세계가 공급하는 방식으로 구매하게 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쿠팡은 로켓배송, 로켓와우, 네이버는 검색, 네이버페이와 스토어팜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는데 이를 똑같이 모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신세계가 갖고 있는 브랜드를 잘 이용해서 고객을 세분화하고 품질을 높이는 것이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도 나날이 똑똑해지면서 방대한 제품보다는 선별된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중산층 이상의 경우 신세계가 추천하는 괜찮은 물건을 추천해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의 제품까지 확보하게 된 만큼 다양한 제품 속에서 선별해서 추천한다면 사용자들이 더욱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어떤 쇼핑몰로 포지셔닝하는지 가장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식품 구매가 늘었는데 신세계의 오프라인 강점을 활용해 질 좋은 식품을 엄선해 이커머스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중산층의 습관과 구매형태를 모방하는 소득 하위 계층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중산층이 선호하는 이커머스가 되면 하위 계층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