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
전담 조직 신설·그룹사 간 협업 통해 시장 진출

LG유플러스는 LG CNS와 함께 'AI콜센터 '솔루션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LG CNS와 함께 'AI콜센터 '솔루션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 사진 = LG유플러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인공지능 콜센터(AICC)’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AICC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그룹 내 계열사와 협업하는 등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유플러스는 LG CNS와 손잡고 AICC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AICC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텍스트 분석, 대화엔진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객센터 업무 시스템이다. 현재 텍스트 위주 AI 챗봇 시스템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음성 기반이다. 본인인증 방식에 AI 목소리 인증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AI 챗봇을 통한 단순상담, AI 실시간 전문상담 코칭까지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국내 금융권에 AICC 솔루션을 제공한 LG CNS와 협력해 금융권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LG CNS는 지난해 FCC(Future Contact Center) 사업팀을 신설하고 AICC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양사는 연내  금융용어와 사투리 등 언어적 특성을 AI에 학습시켜 서비스 정밀도를 개선하고, AICC 솔루션의 브랜드를 정하는 등 상품화를 위한 작업할 예정이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상무)은 “AICC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홈쇼핑, 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폭넓은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AICC를 확대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KT
사진 = KT

KT는 AICC를 기업간거래(B2B) 분야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B2B 사업 강화 사례로 AICC를 제시하고, 같은 해 12월 AI·빅데이터사업본부 산하에 AICC 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영역 확장을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다.

KT는 국내 최대 8000석 규모의 콜센터 운영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AI·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은행, 대학교, 카드사 등 다양한 분야에 AICC를 제공한다. 향후 사업 범위를 방역과 행정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며, 글로벌 기업 제네시스와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콜센터 연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은 “KT는 국내에서 가장 큰 콜센터를 갖고 있다. 예전엔 고객이 전화하면 신원확인이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동의한 고객에 한해 음성 AI로 분석해 응답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이 말하는 모든 사항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AI가 자동적으로 요약해서 가져다주기도 한다”며 “지금은 콜센터 업무 중 20%를 AI가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사례들을 보험사, 은행, 엘리베이터 회사 등 다른 기업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SK텔레콤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고객센터 상담 서비스에 ‘말로 하는 AI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상담직원 대신 SK텔레콤 AI 플랫폼 ‘누구(NUGU)’가 응대한다. AWS와 협력해 1~2일이면 별도 장비 없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콜센터 솔루션’도 개발했다.

이처럼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AICC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AICC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 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챗봇시장은 지난해 25억7120만 달러(약 2조9838억원)에서 2024년 94억2790만 달러(약 10조941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율은 22%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3년까지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콜센터가 매년 27.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AICC 사업 추진의 배경이다. 이통사들이 AICC 솔루션 도입하게 되면 AI로 고객 요청사항을 접수하고 비교적 단순한 해결방안은 상담원 대신 AICC가 답변해 상담업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안충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고객가치컨설팅센터장은 “AICC는 종사자의 직무만족도 저하와 이직, 인건비 상승에 대한 기업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며 “AI 챗봇과 음성봇이 기본 역할을 하고 상담사는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산업을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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