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희망시총 8.8조원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 3배 육박···4조~5조원으로 하향
금감원 재공시 요구로 IPO일정도 전면 순연···수요예측 및 청약 내달 첫주 실시

/사진=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캡처
/사진=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캡처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가 공모가를 대폭 낮췄다. 최근 정정공시된 증권신고서의 내용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금융감독원이 지적에 대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9일 금감원은 공시를 통해 “SD바이오센서가 8일 정정공시한 증권신고서의 재정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SD바이오센서의 IPO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린 셈이었다. 일반적으로 증권신고서가 관계당국이 요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내용이 불문명해 투자자의 판단저해 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금감원은 재차 정정요구를 할 수 있다.

SD바이오센서는 11일 2차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희망공모가밴드가 4만5000~5만2000원이라 적시됐다. 이는 기존희망액(6만6000~8만5000원)보다 대폭 낮아진 수치다.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 규모도 최대 8조8133억원에서 4조5726억~5조2838억원 등으로 하향 조정됐다.

SD바이오센서는 선별검사·확진검사 등의 진단능력을 갖춘 현장진단 의료기기 제조업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량 증가로 상당한 수혜를 입은 기업이다. 지난해 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기업공개(IPO)가 추진됐으나, 지속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의문이 계속돼왔다.

진단키트 대장주로 평가되는 씨젠의 시가총액보다 최대 3배에 육박하는 예상 시가총액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진단키트 수요도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가 과도하다는 해석도 대두됐다.

금감원 역시 이 같은 관점으로 SD바이오센서에 재정정을 요구하게 됐고, 금감원의 제동과 백신접종이 속도를 냄에 따라 IPO가 더 늦어질 경우 기업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이 상쇄할 것이라 판단한 SD바이오센서 측이 공모가를 낮춘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한편, 이번 금감원의 재정정 요구로 SD바이오센서 IPO 일정도 순연됐다. 수요예측과 청약이 각각 내달 5~6일과 8~9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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