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당일·익일배송 시작···플랫폼 성장에 초점
아마존 사업 협력·적자 전환 겹악재···이베이 인수에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커머스 기업이 네이버·쿠팡 양강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업계 4위인 11번가는 장기적으로 IPO(기업공개)까지 목표로 하며 다양한 서비스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하면 빅3 안착은 물론 선두권에서도 멀어지게 돼 11번가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거래액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소비자 편의성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우선 11번가는 6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일·익일배송을 시작했다. 쿠팡, 네이버가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등 대규모 지출을 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11번가는 이커머스 4위 기업이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유일하게 흑자를 이끈 기업이다. 다만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혜에도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1번가 실적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11번가 실적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실제 쿠팡은 지난해 매출 13조2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급증했고, 후발주자인 SSG닷컴도 지난해 매출 1조2941억원으로 53.3%나 성장했다. 반면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5456억원에 머물며 오히려 적자 전환했다. 11번가의 점유율도 6%에 불과해 네이버(17%)의 3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11번가는 장기적으로 IPO 추진을 위해 거래액 증가와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만큼 다양한 서비스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복안이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성공적인 IPO 추진을 위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본격적인 라이브커머스의 도입과 비대면 시대 필요한 선물하기의 확대, 경쟁력있는 사업자와 협력을 통해 더 빠른 배송 서비스 제공 등 11번가만의 독보적인 쇼핑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11번가는 올해 초 IPO추진팀을 새롭게 구성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당초 2023년으로 예상됐던 11번가 상장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비통신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비상장 계열사들의 릴레이 상장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문제는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수 있을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오는 7일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다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롯데쇼핑과 신세계(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어, 11번가가 인수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력 결과물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사업 제휴를 맺었지만, 6개월 넘게 관련 사업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마존과 연계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까지는 감감무소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이커머스 빅3에 안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즉 이베이코리아는 빅3 형성을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다.

11번가 관계자는 “거래액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아마존과는 사업 협력을 지속하고 있고,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물류센터를 갖추지 않더라도 당일·익일배송으로 플랫폼 성장을 우선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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