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75% 급감·당기순이익 적자전환,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조정
리모델링 실적 업계 1위···리모델링 사업장 늘며 실적 기대감도 쑥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쌍용건설 최근 2개년 실적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수도권 전역에 리모델링 열풍이 불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을 비롯해 리모델링에 눈길조차 주지 않던 대형건설사들까지 컨소시엄을 꾸려 리모델링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파이가 커졌다. 그동안 리모델링은 공사 난이도는 높지만 재건축처럼 일반분양분을 많이 낼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요 건설사들은 사업 참여를 꺼렸다. 주택업계에 모처럼만에 부는 리모델링 열풍으로 리모델링 실적 업계 1위인 쌍용건설이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26억49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직전해 대비 75%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비슷한 대방건설이 같은기간 55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에 견주어보면 더욱 초라하다. 지난해 기준 대방건설의 시평순위는 27위, 쌍용건설은 28위다.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에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쌍용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실적이 불과 1년 사이에 급감한 것은 해외건설 사업에 중점을 둔 영향이다. 공사손실충당부채가 2019년 44억300만원에서 지난해 116억8300만원으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로 해외사업장이 가동되지 않으면서 인식되는 매출은 줄고 고정비용은 투입된 것이 전체 수익성 저하를 초래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외사업이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쌍용건설의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446억원 규모의 공사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0원으로 말끔히 처리됐다.

특히 국내 사업분야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는 리모델링 부문도 활기를 띄고 있다는 점도 실적개선에 긍정적이다. 쌍용건설은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킨 이래 총 15개 단지, 1만3000여가구를 수주했다. 누적 수주액만 약 2조5000억원에 달하고 준공실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들어선 활성화된 리모델링 바람에 힘입어 수주도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3월에는 광명시 철산동 367번지에 위치한 1568가구 규모의 광명철산 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5월에는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비 8000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 1차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장은 국내 리모델링 사업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분야 1위 건설사라는 네임밸류에 힘입어 해외사업으로 구멍 난 실적을 메울 수 있을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현장은 워낙 크고 변수와 현안이 다양해 장담할 순 없다”면서도 “리모델링은 연한이 다 한 1기신도시의 재건과 업계 1위 수성이라는 평판에 기반해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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