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사장 “2023년 10조 환경기업으로···상장 준비”
3조원 투자 계획, 친환경 신사업 관련 M&A 적극 추진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와 SK에코플랜트 로고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섰다. 회사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주력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올해와 내년 신사업 성과가 IPO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SK건설은 SK에코플랜트로 사명 변경을 확정하고 새로운 기업 이미지(CI)와 미래 비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신규 사명은 지난 21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됐다. 사명 변경은 1998년 선경건설에서 SK건설로 바뀐 이후 23년 만이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에 심는다는 의미의 ‘플랜트’(Plant)를 합성한 용어로,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공개(IPO) 구상도 공개했다. 향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로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 시기는 2023년도로 예상된다.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는 이날 공개된 사내 인트라넷 영상 ‘딥 체인지 스토리(Deep Change Story)에서 “2023년까지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신사업에서 성과를 낸 이후 상장을 위한 실무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ESG를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신에너지 사업부와 친환경 사업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으로 신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9월 전국 970개의 수처리 시설과 소각장 매립장 등을 운영하는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올 초에는 경북 경주에서 매립장을 운영하는 와이에스텍의 잔여 지분도 사들였다.

신에너지 사업 관련 영역 확장도 공격적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의 생산을 위해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 프로필렌 전문 생산·판매 기업인 SK어드밴스드와 함께 순수 수소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이후 IBK캐피탈, LX인베스트먼트와 친환경 사업투자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수소연료전지 사업, RE100 사업, 해상풍력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가속화하고 그룹의 탄소중립(Net Zero) 실현에 기여하겠단 각오다.

신사업에 맞춰 운영총괄 본부 산하 사업조직도 재편됐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명시된 SK에코플랜트의 사업개요를 살펴보면 ▲에코비즈니스(소각·매립, 수처리, 재활용) ▲에코에너지(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LNG복합화력 발전 등) ▲에코스페이스(아파트, 오피스텔, 관공서 건설 등) ▲에코엔지니어링(가스 복합화력 발전소, 반도체공장 건설 등) ▲에코인프라(도로, 교량, 철도 건설 등) 등 5개 부문으로 나눠졌다. 

SK에코플랜트는 당분간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회사는 2023년까지 총 3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친환경 신사업 개발 및 기술혁신기업과의 M&A를 추진한다. 최근 폐기물 처리 업체인 클렌코의 인수를 위해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경영권 지분 인수에 참여는 물론 지역 소규모 폐플라스틱 업체 등에 인수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도 올 초 친환경 사업 기대감에 녹색채권(Green Bond) 공모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의 8배가 넘는 약 1조21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업계에선 신사업 성과가 IPO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익 창출은 다소 미미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신에너지솔루션·친환경솔루션부문 등 환경사업은 직전년도 매출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게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환경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를 예고한 만큼 경쟁력을 갖춰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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