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 6월초로 가닥
예비입찰 참여 기업 중 롯데·신세계 적극 나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6월초 진행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관련 내용.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6월초 진행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관련 내용.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6월로 미뤄진 가운데, 인수 유력 후보인 신세계그룹이 현금 확보에 나서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까지 품을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5월14일로 예정됐던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6월로 미뤄졌다. 원매자들이 이베이에 추가로 요구하는 자료가 방대한 데다 미국 이베이 본사 측이 주도적으로 이들의 질의에 대응하면서 매각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는 신세계그룹, 롯데쇼핑, SK텔레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업계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원매자들이 예상한 이베이코리아 가치는 3조원대였으나, 이베이 측은 5조~6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둘러싼 업계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시장에 나왔을 당시 인수 의지를 보였던 SK텔레콤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고, 오히려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우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신세계그룹은 현금 확보에 나서며 주요 계열사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가양점 토지 및 건물을 약 6800억원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토지를 관계기업 신세계프라퍼티에 749억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재무건전성 및 투자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전 참여 등에 쓰일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들어 △SSG랜더스 인수 △네이버와 지분 교환 △W컨셉 인수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요 이커머스 매출, 영업이익. / 자료=각 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올해 1분기 주요 이커머스 매출, 영업이익. / 자료=각 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SSG닷컴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SSG닷컴은 쿠팡에 맞서 신세계백화점 전체 상품 52만여종에 대한 배송·반품을 모두 무료로 해 충성고객 확보에 돌입했다.

여기에 SSG닷컴은 최근 오픈마켓을 시범운영에 나서며 취급 상품수를 대폭 확대한 상태다. SSG닷컴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매출, 영업이익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중요시하는 ‘거래액’ 면에서는 SSG닷컴이 뒤처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 규모는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4%), SSG닷컴(3%) 등 순이다.

이로써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 SSG닷컴을 상위권에 안착시킬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1분기 매출액은 3억8900만달러(한화 4319억1200만원)로, 전년 동기 3억1200만 달러(3457억5840만원) 대비 24.5% 늘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 매각가가 최대 6조원까지 거론되고 있고, 유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불러 인수했다가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한 시선에서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W컨셉 인수, 이베이코리아·요기요 인수전에 모두 참여한 만큼, 비용 부담이 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대신 내실 다지기 집중과 신형 플랫폼과의 인수합병을 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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