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 세부 개발계획 결정
롯데칠성 부지 등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탄력 기대
“강남 업무단지 중심, 강남역 일대로 넘어올 수도”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초대로 일대 대규모 개발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옛 정보사 부지에 이어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의 개발 계획이 통과되면서다. 앞으로 진행될 롯데칠성 부지, 라이온미싱 부지, 진흥아파트 등으로 이어지는 서초대로변 일대 개발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서울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열린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서초구 서초동 1324-2번지 특별계획구역 부지(코오롱 스포렉스 부지)에 대한 세부 개발계획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서울플랜에서 제시한 주변 국제업무중심지 기능 강화를 위해 2종 일반주거지역인 부지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지하 5층~지상 25층(높이120m) 규모 복합시설 건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8900㎡에 달하는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에는 수영장·볼링장 등을 갖춘 스포츠 콤플렉스몰과 지상 규모의 복합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2023년 착공을 목표로 건축설계, 각종 영향평가, 건축심의 등 인허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인근 롯데칠성 부지(4만2312㎡)와 라이온미싱 부지(5365㎡)로 이어지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의 국제업무중심지 개발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은 ‘2030 서울플랜’(2030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서초역까지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58만㎡ 규모 부지에 국제 업무·상업 복합중심지를 조성하는 도시계획이다. 현재 롯데칠성 부지와 코오롱 부지, 라이온미싱 부지, 삼성 부지, 진흥 아파트 등 5개 지구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추진 중이다. 

특별계획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큰 롯데칠성 부지는 2000년 초부터 롯데그룹이 개발 의지를 나타냈던 곳이다. 롯데그룹은 강남 중심 입지를 바탕으로 그룹의 본사 역할을 하는 대규모 오피스를 건설하려 했으나, 삼성타운 등 인근 지역과 달리 주거용지인 탓에 오피스 빌딩 등으로 개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초구가 지난해 6월 롯데칠성 부지에 높이 250m의 빌딩을 세울 수 있도록 종상향 등을 담은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하면서 개발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허용된 최고 높이까지 건물을 올린다면 테헤란로와 서초대로를 포함한 강남업무단지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전망이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외에도 서리풀터널 인근의 옛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부지도 개발이 가시화됐다. 지난달 24일 열린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선 서리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대한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안이 가결됐다. 서초구는 정보사 용지 전체 16만㎡ 중 공원을 제외한 9만6797㎡에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를 조성해 첨단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내년 착공해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사업비로 2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아울러 서초구는 양재·우면동 일대 300만㎡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하는 양재·우면 연구·개발(R&CD) 특구 개발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선 서초·강남역 일대가 향후 첨단 산업의 중심이자 대규모 업무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의 개발이 완료될 경우 강남역 일대 업무단지 규모는 8만6000㎡에 달한다. 현재 삼성동에 추진 중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의 면적(7만9000㎡)보다 넓다. 삼성타운 조성 이후 강남 업무단지의 중심이 다시 강남역 일대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초로 지구단위계획과 옛 정부사 부지, 양재·우면 R&CD 특구 등 대규모 복합개발이 본격화되면 이 일대는 첨단산업의 메카이자 고급 주거단지까지 모여 있는 미래형 복합도시로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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