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급지수도 한 주 만에 매도자 우위로 올라와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부동산 규제 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의 등장이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이는 2·4대책 이후 숨 고르기를 했던 서울 아파트값 전체가 밀려올라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7% 올랐다. 올해 2월 첫째 주 0.1% 상승한 이후 매주 상승률이 줄어들며 지난주 0.05%까지 낮아졌으나 이번주 2개월여 만에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단지들이 전반적인 가격을 끌어올리며 주춤했던 주간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노원·양천·영등포구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는데 이들 6개구는 재건축 추진 단지가 밀집한 곳이다. 강남구(0.1%), 송파구(0.12%), 양천구(0.08%), 영등포구(0.07%), 노원구(0.17%) 등 재건축 지역의 오름폭이 컸다. 서울 전역서 상승 폭이 줄어든 지역은 없었다.

이번 주(12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100.3을 기록해 100 위로 올라섰다. 지난주에 96.1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갔는데,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한 주 만에 다시 기준선 위로 오른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 보다 아래면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30일 100을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 2월8일 111.9까지 치솟았다. 이후 2·4 공급대책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고 지난주에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갔다.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는 듯 했던 분위기가 한 주 만에 다시 매도자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확대는 이어질 전망이다. 재건축을 중심으로 촉발된 매수세가 일반 아파트로 번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여당을 중심으로 생애 첫 주택구입 대상자 부터 대출 규제를 완화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출 규제 완화가 현실화하면 매수세는 급격히 늘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의 등장으로 재건축 시장의 호가가 올랐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한 오 시장의 등판으로 개발 기대감에 당분간 집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