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공모청약 경쟁률 모두 올해 최저 기록···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 부진 영향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긴밀한 관계···EMA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 '절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다음주 코스닥에 상장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수요예측 및 공모청약에서 올해 IPO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 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차가운 이유와 관련해 회사 안팎에서는 한 달 앞서 코스피에 상장한 관계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부진한 주가흐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회사인데 상호의존도가 매우 높아 투자자들이 사실상 하나의 기업으로 묶어서 보고 있다는 것이다.

◇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공모주 열풍에 찬물?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IPO) 일정을 진행한 기업들 가운데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모두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3~24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8700~1만2400원이었고 경쟁률은 369.91:1이었다.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최상단으로 정해졌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은 올해 IPO기업 가운데 최저였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공모규모는 911억4000만원으로 확정됐고 전체 공모물량의 25%인 183만7500주가 일반투자자 청약물량으로 배정됐다. 이달 2~3일 상장주관사단인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에서 진행된 청약에서 청약증거금 1조4361억원이 들어오며 평균 126.06: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역시도 올해 IPO기업 가운데 최저 청약경쟁률이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두자 공모주 투자자들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상장 직후부터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실제로 장외시장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시세가 급락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장외주식 시세는 지난달 23일 2만15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알려지면서 2만원수준으로 하락했다. 이후 청약이 진행된 이달 2일에는 6.33%, 3일에는 13.51% 급락했고 이날도 12.50% 떨어지며 시세가 1만4000원까지 추락한 상태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투자자들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는 배경을 놓고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가 최근 내리막길을 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싱가포르 국립과학기술연구소 신약개발센터 전문위원인 박소연 대표와 코스닥 상장사였던 피더블유제네틱스(옛 나래시스템)를 이끌던 김진우 이사가 공동창업한 회사인데 각자 별개 법인으로서 2015년과 2016년에 만들어졌다.

두 회사의 지분구조는 비슷하다. 박 대표와 김 이사는 각자 지분과 공동합작회사 메이슨파트너스를 통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를 지배하고 있고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역시 두 사람이 지분율이 같은 최대주주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의해 독점적으로 생산된다.

이렇듯 두 회사의 긴밀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는 최근 맥을 못추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공모가 3만2000원으로 지난달 5일 상장했고 지난달 9일에는 5만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탔고 이날 공모가 부근인 3만3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공모주 투자심리 역시 동반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반전 계기 있을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8종의 바이오시밀러와 2종의 항체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진도가 빠른 제품은 스위스 로슈의 유방암 치료 바이오의약품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바이오시밀러 ‘HD201’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9년 유럽의약품청(EMA)에 HD201 판매허가를 신청했고 최종 판매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코스피 상장 역시 HD201의 유럽의약품청의 판매승인을 기대하며 진행됐다. 하지만 현재 판매허가 통보가 늦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투자설명서에 “COVID-19 사태로 인해 EU-GMP 실사가 연기됨에 따라 유럽의약품청 허가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허셉틴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연간 7조원이 넘는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HD201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개발하고 있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HD204’에 대한 제조 우선권 및 일부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현재 6000리터 규모의 1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말 목표로 9만8000리터 규모의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제1공장은 HD201 제조를 위해 대기 상태인데 유럽의약품청의 HD201 판매허가가 나면 가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판매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매출 역시 없다.

이를 고려하면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HD201의 품목허가가 통보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야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및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HD201의 품목허가에 대해 별다른 문제점을 지적받지 않았고 승인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