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트, 창동민자역사 인수자로 나서···회생계획안 제출
신림백화점, 아이원산업개발·동부건설 손잡고 오피스텔로

10년 넘게 공사가 중단돼 서울 도심 내 대표적 흉물로 꼽히던 도봉구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이 인수자를 만나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사진은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 공사현장 / 사진=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도봉구 ‘창동민자역사’와 관악구 ‘신림백화점’이 사업자를 찾으면서 공사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0년 넘게 공사가 중단돼 서울 도심 내 대표적인 흉물로 전락했던 건축물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창동역사디오트, 계약금 110억원 납부·PF통해 잔금 마련···시공에 HDC현산·DL이앤씨 관심

13일 도봉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창동역사디오트는 서울회생법원에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의 시행자인 창동역사에 대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기존 채권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 등 세부 작업들이 완료되면 회생 절차는 5월 중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디오트 측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채권자 등이 참여하는 관계인 집회를 열어 관련 내용이 통과되면 인수자로 확정된다”며 “이후 디오트가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은 노후한 창동역사를 재개발해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8만7025㎡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07년 본공사가 시작됐지만 2010년 11월 공정률 27.57%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시행사인 창동역사가 연대지급보증을 잘못 서 부도를 내면서 시공사인 효성건설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동역사는 창동민자역사 사업개발을 위해 서초엔터프라이즈(67.29%)와 코레일(31.25%) 등이 2011년 출자해 설립된 회사다. 공사 중단으로 인한 수분양자 900여명에 피해를 입었고, 창동역사는 900억원의 채무를 지게 됐다. 효성은 밀린 공사비를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파산 위기까지 갔던 창동역사는 수분양자들이 회생 절차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회생 절차를 맡은 법정관리인은 인가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활용한 변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창동역사의 M&A는 번번이 불발됐다. 앞서 인수에 관심을 나타낸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디벨로퍼컨소시엄은 900억원이 넘는 채권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모두 포기했다.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이 10년 넘게 방치된 이유다.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 공사현장 / 사진=길해성 기자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지난해 9월 창동역사디오트가 인수에 나서면서다. 창동역사디오트는 동대문에서 13층 규모 패션도매상가를 운영하는 디오트와 기타 투자자 등으로 구성됐다. 디오트가 제시한 인수 희망 가격은 1100억원이다. 인수가격이 채권액을 넘어서는 만큼 큰 이변이 없다면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디오트는 현재 계약금 110억원을 낸 상태로 나머지 잔금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할 계획이다”며 “PF를 위해 시공에 관심을 나타낸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림백화점, 아이원산업개발이 인수···지상 20층 규모 오피스텔로 탈바꿈

14년째 방치된 신림백화점 역시 인수자를 찾은 이후 사업 재개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진행된 공개 매각에서 아이원산업개발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된 것이다. 인수가는 962억원이다. 이후 아이원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동부건설과 복합시설 신축공사 계약을 맺었다. 시공을 맡은 동부건설은 현재 12층 높이의 건물 골조가 세워진 신림백화점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지하 7층~지상20층, 1개 동 규모 오피스텔(713실)과 근린생활시설·판매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신림백화점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2006년 첫 삽을 떴다. 지하 7층~지상 12층 규모 복합쇼핑몰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이 사업은 시행사의 지분을 매입한 시공사 C&우방이 자체사업으로 진행했다. 공사비는 3000억원이었다. 농협으로부터 PF를 받아 800억원을 조달했고, 수분양자 758명에게 1300억원을 확보했다. 나머지 900억원은 C&우방이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C&우방이 부도하면서 공사는 멈췄다. 이후 채권단 최대주주인 농협이 금호산업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분양금을 날린 수분양자들이 후분양을 요구하고,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면서 공사는 다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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