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코로나19에도 신규 고용 72만명···벤처투자받은 스타트업, 전년 대비 30.9% 고용 증가
권칠승 장관, 쿠팡 미국 상장 질문에 "복수의결권 채택 여부보다는 그 나라에 맞는 방식으로 도입 의논해야"

표=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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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지난해 스타트업들이 일자리를 72만개 이상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ICT서비스‧이커머스‧바이오 분야 스타트업들이 고용 증가를 견인했다.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5만명 이상을 신규 고용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가입 현황을 토대로 벤처기업과 벤처투자 받은 기업의 고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20년 말 벤처기업 3만9511개사 중 고용정보 유효기업 3만6885개사의 전체 고용은 72만 413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말 기준 67만1233명보다 약 5만2905명 늘어난 것으로 고용 증가율은 약 7.9%였다.

지난해 말 벤처기업당 평균 고용증가는 2019년말 18.2명에서 약 1.4명 증가한 19.6명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ICT서비스가 2만1185명, 유통·서비스가 9066명, 바이오·의료4942명 3개 업종이 전체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유통‧서비스의 경우에는 ㈜컬리와 같이 ICT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고용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컬리는 지난해 한 해 동안 688명을 고용했다.

고용정보 유효기업 3만6885개사 중 비대면 분야 벤처기업 7430개사는 지난해 17만5824명 신규 채용했다. 비대면 분야 벤처기업의 고용은 전체 고용 대비 약 24.3%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말보다 약 1.6%p 높아진 수치다. 고용 증가율로 보면 비대면 분야 벤처기업의 고용증가율은 15.5%로 벤처기업 전체(7.9%)와 대면 분야(5.6%)를 모두 상회했다.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 고용이 더 활발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벤처투자 받은 기업 2130개사 중 고용정보 유효기업 1730개사의 전체 고용은 5만3452명이다. 2019년말 4만 828명보다 약 1만2624명 늘어난 수치로 고용 증가율로 보면 약 30.9%였다. 벤처투자 받은 기업당 평균 고용증가는 2019년말 23.6명에서 약 7.3명 증가한 30.9명으로 파악됐으며 투자 10억원당 고용 증가 효과는 3.4명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고용 상위 10개사는 1869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이 벤처투자받은 기업 중에서는 최다 고용창출 기업으로 지난해 438명 더 많이 고용했다. 이어 미코세라믹스(313명 증가), 무신사(190명 증가), 메가존클라우드(159명 증가), 클래스101(154명 증가), 브랜디(151명 증가), 야놀자(136명 증가), 토스(118명 증가) 순이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벤처기업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벤처기업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권칠승 장관 “쿠팡 미국 상장, 벤처생태계 성장한 것···복수의결권 검토”

중기부는 코로나19에도 바이오나 헬스케어 등 특정 분야 스타트업들이 고용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첫 브리핑에서 “지난 2020년은 코로나 위기로 우리 경제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전체 고용을 크게 늘리면서 든든한 고용 버팀목 역할을 해내줬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올해 중기부는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도입, 실리콘밸리식 벤처 금융제도 추진, K-유니콘 프로젝트,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조성 등과 같은 혁신 벤처 생태계 기반을 다지는 정책들을 힘있게 추진함으로써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여 우리 경제의 도약과 회복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벤처업계에서는 기업규제3법 통과로 고용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230개사 중 37%는 기업규제3법으로 국내고용이 축소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투자 축소(27.2%), 국내사업장의 해외이전(21.8%) 등을 고려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쿠팡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인해 복수의결권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쿠팡은 최근 미국 NYSE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쿠팡 김범석 의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복수의결권을 지키기 위해 미국에 상장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복수의결권은 1주에 2개 이상 의결권을 갖는 제도로, 회사가 상장하더라도 창업자에게지분과 경영권을 보호해준다. 국내엔 경영승계 악용 등 우려로 도입되지 않았다.

권 장관은 쿠팡 미국 상장 질문에 “쿠팡이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컸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가 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장관은 “쿠팡은 구조는 다르다. 실제로 상장을 하는 기업은 쿠팡의 모기업으로 이는 미국기업이다.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복수의결권과 관련된 제도는 전세계가 천차만별이고, 정답은 없다. 복수의결권 채택 여부를 논하기 보다는 그 나라에서 가장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해야한다”면서 “오너의 기업관이나 경영철학이 맞물려 있어 복수의결권이 상장 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힘들지만 유니콘 등 큰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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