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편의점 배달 수요 대비해 근거리 장보기 배달 역할 강화···이마트24는 최근 자체 배달 서비스 도입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 생필품·식재료 등 재고 확보도 나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을 육박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검토에 돌입했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할 경우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모두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 놓여 근거리 배달을 주로 하는 편의점 간의 배달 서비스 경쟁은 지금보다 한층 더 치열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은 단거리 배송 서비스를 새로 도입, 개편하는 한편 물량 폭증을 대비해 식재료 재고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배달 물량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주요 편의점들의 매출은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GS25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한 배달 서비스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122.9%, 주문건수는 129.5% 급증했다. CU도 3일부터 8일까지 배달서비스 매출이 직전 6일간 대비 24.6% 늘었다.

코로나19발 거리두기 격상으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편의점 업계는 편의점에서 장보기가 가능하도록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배달앱 요기요의 요마트, 배달의민족의 B마트, 롯데온의 1시간 배송 등 유통업체 간의 배달 경쟁이 치열해지자 주요 편의점들의 배달 채널 확대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주목할 곳은 이마트24다. 이마트24는 최근 자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전국 일부 점포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GS25, CU 등 편의점 업계가 요기요, 위메프오 등 플랫폼에 의존해 배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마트24는 자체 어플리케이션 ‘배달서비스’ 탭을 통해 서울 26개, 경기 15개, 광주 4개, 대구 10개, 대전 2개, 울산 3개, 부산 3개, 충북 2개, 충남 2개, 경남 6개, 경북 8개 점포 등 총 81개 점포에서 자체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새로 도입한 배달 서비스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기술적인 테스트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주요 편의점 배달 서비스 도입 현황. / 표=이다인 디자이너
주요 편의점 배달 서비스 도입 현황. / 표=이다인 디자이너

판매 품목은 간편식, 생수, 스낵, 라면 등은 물론 1+1, 2+1 등 행사 상품, 스무디킹까지 포함한다. 최소 주문 금액은 1만원으로 점포 기준 1.5㎞내에서 배달한다. 이 외 이마트24는 대학교 캠퍼스를 통해 도보 배달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GS25, CU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지난 15일부터 ‘우리동네 딜리버리 라이트’를 도입, 관련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우딜 라이트는 배달 반경이 1.5㎞ 이내인 일반인 도보 배달 서비스 우딜의 절반 수준인 800m 내 거리를 도보 배달하는 서비스다. AI(인공지능)와 드론을 통한 배송을 추진하고 있으며 요기요, 카카오톡 등을 통한 플랫폼 기반 배달 서비스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CU는 비대면으로 주문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서울·수도권 500여개 지점에서 시작했다. 구매자는 모빌리티 플랫폼 오윈 앱에서 특정 점포를 지정해 원하는 상품을 골라 주문·결제한 후 차를 타고 점포를 방문하면 된다. 해당 앱에는 실시간 상품 재고도 연동돼 있다. 또 CU는 네이버 스마트주문, 위메프오 등을 통해 배달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도 편의점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비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재고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GS25는 연말까지 계란, 쌀 등 생필품을 할인 판매하고 기존 행사하지 않았던 상품을 할인하는 등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CU는 올해 초 코로나19 유행 당시 수요가 늘었던 쌀을 포함한 양곡 매출, 식재료, 조미 소스류 등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근거리에 위치한 편의점 방문 자체가 어려워지다 보니 배달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편의점이 근거리 장보기 장소로 떠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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