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 최대 4공장 착공으로 62만ℓ확보···셀트리온도 2030년까지 60만ℓ계획
제약바이오기업 위탁생산(CMO)·자체개발 파이프라인 대량 확보 목표

왼쪽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과 셀트리온 3공장 조감도. / 사진=각 기업
왼쪽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과 셀트리온 3공장 조감도. / 사진=각 기업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공격적으로 생산 인프라 확장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모두 올해 초에 밝혔던 4공장과 3공장 착공에 나선다. 만약 두 기업 모두 2023년 생산공장 설립을 완료할 경우 인천 송도에만 87만ℓ 바이오 생산기지가 생긴다. 코로나19 치료제 등 제약바이오기업의 파이프라인을 대량 확보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대량 생산을 위한 밑그림으로 분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25만6000ℓ 규모 4공장 착공에 나섰다. 그동안 단일 공장 최대 규모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공장(18만ℓ)으로, 당시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생산규모를 제쳤다. 4공장 착공까지 완료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2만ℓ까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히 ‘원스톱 슈퍼플랜트’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생산할 수 있다. 이 경우 위탁생산(CMO), 위탁개발(CDO) 등을 한 공장에서 할 수 있게 된다. 4공장 건설은 2022년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비는 2조원에 달한다. 4공장 건설에만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되며 제 2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를 진행하면 전체 투자비는 2조원 이상이 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5000억원을 투자해 6만ℓ규모 3공장과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를 설립한다. 3공장은 2023년 5월 준공해 2024년 6월부터 실제 상업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완공 시 셀트리온은 기존 1, 2공장 19만ℓ에 더해 총 연간 생산량 25만ℓ급 생산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바이오 생산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만ℓ 4공장 설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해외 공장을 포함 총 60만ℓ까지 생산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병행해 준비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설립하기로 한 20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은 제4공장 및 복합 바이오타운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측은 공장 착공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10조원을 투자하는 바이오산업육성지원계획에 화답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송도에 연구개발센터를 따로 세우고 대학과 국내 중소기업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이다. 2023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셀트리온 3공장이 완료될 경우 인천 송도에만 87만ℓ 바이오 생산기지가 생긴다.

한편 두 기업이 모두 생산 인프라를 대거 늘린 이유는 앞으로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이 많이 대기 중이기 때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임상 중인 의약품들이 다수다. 최근 화이자,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을 마무리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나섰다. 최근 릴리에게는 4개월만에 초기물량을 공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스트라제네카, 이뮤노메딕스 등과 굵직한 CMO계약을 맺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에는 바이오전문기업으로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바이오시밀러가 있다. 코로나19항체치료제는 임상 2상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내달부터 긴급사용승인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셀트리온이 3공장, 4공장을 통해 생산시설을 넓힌다면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치료제의 대량생산을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인프라 확대로 두 기업이 얻는 이익 클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세계적으로 생산능력(KAPA)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단 코로나19로 인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지역도 있고, 대량 생산을 하기에는 공장 생산규모가 적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1, 2공장처럼 생산공장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량생산에 대비해 배양기를 늘리거나 원스톱 플랜트를 만들고 있다”면서 “송도가 바이오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인프라까지 보유했다는 이미지를 확보해 해외 제약사들이 위탁생산을 수주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치료제를 구매하는 등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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