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외국계·통신사·유통사 기반 OTT 서비스 경합 전망

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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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최근 유통사마저 OTT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OTT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를 비롯한 국내 OTT업체들은 다양한 합종연횡을 통해 국내 시장을 선도하겠단 계획이다.

최근 국내 방송통신 시장에서 연일 주목 받고 있는 플랫폼이 있다. 바로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다. 지난 2016년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상륙했을 때만 해도, 방송통신업계는 넷플릭스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다. OTT에 대한 이해도 낮았고, 무엇보다 국내 맞춤형 콘텐츠가 적어 소수의 미국 드라마 마니아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서 사실상 돈을 쓸어담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만 20세 이상의 한국인이 지난 10월 넷플릭스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총 362만명이 514억원을 결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기록한 역대 최대 수치(336만명·462억원)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261억원과 비교하면 결제액이 약 2배 가량 많아졌다. 

OTT업계는 넷플릭스 성공 요인으로 한국 시장에 맞춘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을 꼽는다. 대표적으로 한국 좀비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킹덤’ 시리즈가 있다.

OTT가 돈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자, 지난해부터 국내 업체들도 본격적으로 OTT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KT ‘시즌’, SK텔레콤 ‘웨이브’, CJ ENM ‘티빙’, ‘왓챠’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디즈니, 아마존 등 외국계 기업들마저 OTT 시장에 진출,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OTT 춘추전국시대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은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쿠팡 등 유통업체들마저 OTT 시장을 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에 나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OTT업계는 이번 아마존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아마존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있는 상황속에서 SK텔레콤만 유일하게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망사용료를 둘러싸고 넷플릭스와 대립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견제할 외국계 OTT 서비스로 아마존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국내 시장 진출이 다소 지연된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 역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OTT업계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 독점 제휴를 위해 KT와 LG유플러스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미 넷플릭스 독점 제휴를 통해 IPTV 점유율을 크게 늘린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디즈니 플러스 제휴에도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OTT업체들의 합종연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티빙은 네이버와 손을 잡았으며, 향후 JTBC 콘텐츠를 더해 일종의 콘텐츠 연합을 구성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최근 카카오M과 손을 잡았으며, 왓챠는 CJ CGV와 영화 콘텐츠 기반 데이터 통합 분석 및 플랫폼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쿠팡 등 유통사들의 OTT 시장 참여도 변수다. OTT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내년 OTT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최근 프로젝트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업체인 ‘훅(Hooq)’을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정관 사업목적에 온라인 음악서비스 제공업과 기타 부가통신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 서비스)를 추가했다. 아울러 쿠팡 오리지널, 쿠팡 비디오 쿠팡 라이브 등 OTT 관련 상표권도 잇따라 출원했다.

신세계그룹도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통해 지난 6월 드라마 제작사 실크우드를 인수한데 이어 10월에는 스튜디오329 지분 55.13%를 45억원에 사들인 상태다. 스튜디오329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제작사다. 

OTT업계 관계자는 “유통사들의 OTT 시장 진출에 대해 기존 OTT업체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쿠팡의 경우 아마존과 비슷하게 프리미엄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에 OTT서비스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확보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미 로켓와우를 이용중인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서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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