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일본 배달앱 '푸드네코' 출시 밑그림···OTT 왓챠도 올해 9월 일본 서비스 정식 출시
강남언니·스푼라디오도 일본서 이용률 증가···"글로벌 사업자 많고 디지털 환경 변화가 기회"

왼쪽부터 우아한형제들 푸드네코, 왓챠 일본서비스, 강남언니 일본서비스, 스푼라디오 일본서비스. / 사진=각 사 홈페이지
왼쪽부터 우아한형제들 푸드네코, 왓챠 일본서비스, 강남언니 일본서비스, 스푼라디오 일본서비스. / 사진=각 사 홈페이지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배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디오스트리밍서비스 등 각 업계 1위 플랫폼들이 선택한 시장은 일본이다. 이들은 일본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앞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일본 배달앱 ‘푸드네코’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일본 법인은 푸드테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올해 초부터 3월부터 일본 서비스 개발자나 라이더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은 고양이 캐릭터를 푸드네코 서비스에 활용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앞서 2014년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배달앱 ‘라인와우’를 출시했다가 이용률 저조로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5년만에 우아한형제들은 다시 일본 배달 시장에 진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 배달시장에 진출한 경험을 살려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다.

OTT서비스 왓챠도 올해 9월 일본에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 구독형 OTT 플랫폼 중에서는 정식으로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 첫 사례다. 왓챠는 일본에서도 구독형 서비스로 운영되며, 월정액 가격도 국내와 비슷한 베이직은 790엔(약 8500원), 프리미엄은 1200엔(1만2000원)이다.

왓챠는 2015년 콘텐츠 추천‧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일본에서 출시해 5년 만에 일본에서만 2800만개 평가 데이터를 쌓았다. 왓챠는 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영화 마니아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정확한 추천 시스템도 차별점으로 둘 예정이다.

모바일 오디오 플랫폼 ‘스푼라디오’와 미용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힐링페이퍼)’도 일본 시장에서 높음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스푼라디오는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출시하고 2018년 일본에 진출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뒤 스푼라디오는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글로벌 2300만 누적 다운로드 수를 넘었다.

강남언니는 지난해 11월 일본버전을 출시하고 일본 사용자의 상담신청은 매월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강남언니 월간 사용자 수(MAU)의 10명 중 1명이 해외 사용자가 차지하고 있다. 강남언니는 올해 8월 일본 현지 미용의료 플랫폼 ‘루쿠모’를 인수하고 해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일본이 국내보다 한 박자 늦게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진출할 틈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 비대면 플랫폼을 사용하라고 권장 중이다.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은 이미 현지 스타트업들이 플랫폼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해외 사업자들이 많이 진출한 점도 특징이다.

일본 배달 시장은 네이버가 지분 60%를 보유 중인 데마에칸과 우버이츠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OTT 시장 또한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훌루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이 시장을 키우자 배달, OTT등 플랫폼 시장들이 최근 몇 년새 성장하기 시작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은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문화가 더 익숙했다. 최근에야 정부나 기업, VC들이 벤처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2019년 기준 일본은 글로벌 스타트업 환경 순위에서 106위를 차지할만큼 뒤쳐져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일본에서도 온라인이나 모바일 플랫폼의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고, 글로벌 사업자들이 많아지면서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콘텐츠만 확실하다면 일본에서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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