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보험 4년 째 감소 중
지난해 지급보험료, 2년 전보다 23.8%↑
보험업계 “내년 역성장 전환 불가피”

생보업계의 보장성 보험 신계약액이 갈수록 주는 반면에 지급보험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보험영업이익은 최근 2년 째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업계가 저성장에 이어 성장이 멈춘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시사저널e
생보업계가 보장성 보험 신계약이 정체되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업계가 보장성 보험을 늘려야 마진을 남기는 상황이지만 경기 불황이 갈수록 커지면서 고객들의 보험 가입이 줄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생보업계의 보장성 보험 신계약액이 갈수록 주는 반면에 지급보험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보험영업이익은 최근 2년 째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부채로 잡히는 저축성 보험 감소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감소가 더딘 모습이다. 보험업계가 저성장 기조를 넘어 성장 자체가 멈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장성 보험 늘려 마진 확보해야하는데”···현실은 매년 감소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7개월 누적 기준으로 국내 24개 생보사의 보장성 보험 신계약액은 163조34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5.2%)과 비교해 증가세가 약해졌다. 

1년 기준으로 보면 보장성 보험 신계약액은 계속 줄고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보장성 보험 신계약액은 총 258조3221억원으로 2017년(262조7394억원), 2015년(314조9279억원)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보장성 보험은 사망·상해·입원 등과 관련한 보험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다. 종신보험·재해보장보험·암보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생보업계가 과거에는 고금리를 주는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저축성 보험이 IFRS17이 도입되면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가 막대하게 늘어나 재무 위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축성 보험은 생각보다 줄지 않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목돈 마련을 위해 저축성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해약하지 않는 이상 보험사가 저축성 보험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보험사는 저축성 보험 축소만을 기다리기보다 보장성 보험을 늘려 마진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 신계약이 쉽게 늘지 않고 올해는 코로나19까지 발생해 고객들의 어려워진 경제 여건으로 보험 계약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보업계의 보장성 보험 신계약액과 지급보험금 추이. / 이미지=시사저널e

생보업계의 보험료수입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5년 말 82조8716억원, 2017년 말 79조4434억원, 2019년 말 74조9364억원으로 매년 5~6%씩 줄었다. 반면 지급보험료는 지난해 말 58조8832억원으로 2년 전보다 23.8% 늘었다. 보험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말 1조289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말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업계 “보험료 인상 분위기 커질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는 보험사들의 실적 하락이 내년에도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저출산·저성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신규 보험 가입 수요는 계속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6일 개최한 ‘2021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생보업계가 내년 역성장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생보업계는 최후의 수단으로 예정이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로 예정이율을 낮추면 고객의 보험료는 비싸진다. 

삼성생명은 이달 중 일부 금리 변동형 상품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정이다. 교보생명도 지난 4월에 이어 이번 달에 일부 상품에 대해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한화생명도 예정이율을 지난 4월과 7월에 걸쳐 내렸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영업 분위기가 한층 어두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보험료 인상에 대해 신중해야겠지만 계속 수익이 나빠지면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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