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6구역 재개발 시공권 따내···청량리 6·8구역 등 추가 수주 기대
플랜트,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 커···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
낮은 브랜드 인지도 숙제···SK뷰, 우미·두산에 밀려 10위권 밖

SK건설이 제기6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따내며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 2년 만에 복귀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6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 사진=SK건설

SK건설이 제기6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2년 만에 복귀했다. SK건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인 플랜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중을 줄여왔던 주택사업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서울 정비사업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다만 주택사업 규모를 줄인 사이 낮아진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는 숙제로 꼽힌다.

◇1000억원 규모 제기6구역 수주, 서울 정비사업 재기 발판 마련

28일 SK건설은 전날(27일) 열린 서울 제기동 제기6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한화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제기6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120-104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18층, 7개 동, 423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1018억원이다.

SK건설이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시공권을 따낸 것은 2년 만이다. 2018년 노량진2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한 이후 서울에선 별다른 수주 실적이 없었다. 올해 들어 수주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쉽지 않았다. 앞서 진행된 제기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선 전체 소유주 190표 중 153표를 얻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용산구 한남3구역에서도 입찰보증금까지 냈지만 단독 입찰에 부담을 느껴 수주전을 포기했다. 

SK건설은 제기6구역 수주를 통해 체면을 세우는 동시에 다음 수주전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6구역이 향후 정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량리 6·8구역과 붙어 있어 추가 수주를 노려볼 수 있어서다. SK건설 관계자는 “제기6구역은 청량리역 GTX와 홍릉 바이오·의료 클러스터 개발 등 향후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며 “풍부한 사업 경험과 우수한 시공능력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조성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매출 61% 플랜트,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주택사업,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관건”

업계에선 SK건설이 그동안 사업 비중을 낮췄던 주택사업에 다시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은 플랜트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의 61%가 플랜트에서 발생했다. 다만 플랜트 수주 비중이 2017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해외 수주 불확실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수익성도 건축주택 부문이 플랜트보다 높은 편이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매출총이익률은 건축주택 부문은 13%를 기록한 반면 플랜트는 7%였다. 지난 5년간(2015~2019년) 매출총이익률도 플랜트가 건축주택보다 높았던 시기는 없었다. 이에 따라 SK건설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택사업에 다시 눈을 돌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내 1위 폐기물 처리 업체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친환경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SK건설이 다음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또다시 성과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그간 주택사업 규모를 줄이면서 아파트 브랜드 ‘SK뷰’의 인지도가 경쟁사 대비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와 한국리서치가 함께 실시한 ‘2019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SK건설의 SK뷰는 1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우미건설의 ‘린’(9위)과 두산건설 ‘위브’(10위)보다도 낮은 순위를 받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SK건설이 서울 정비사업 진출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낮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며 “다른 건설사들처럼 고급화 브랜드를 내놓는 것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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