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원인 중 하나로 ‘불완전판매 및 내부통제’ 문제 지적
문제 얽힌 증권사 많아 CEO 국정감사 증인 줄소환 여부 주목

올해 국정감사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의 관리·감독 문제가 심도깊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에서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연이어 터진 사모펀드 사태에 해당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도 일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줄소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국정감사 핵심 이슈된 판매사의 사모펀드 사태 책임 문제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0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올해 국정감사 핵심 현안 중 하나로 ‘사모펀드 감독’과 ‘금융사 내부통제’를 꼽았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의 펀드 환매 중지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연이어 불거져 나오면서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을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펀드를 판매하는 판매사의 관리·감독 이슈도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배경으로 자산운용사뿐만 아니라 판매사들도 내부통제 미비, 불완전판매 등 책임이 일부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 판매사가 펀드의 부실 사실을 인지하고도 펀드를 판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선 판매사의 책임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감독원 분조위는 지난 6월 말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민법 제109조인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사상 첫 100% 배상 결정을 내렸다. 판매사가 이미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인 무역금융펀드 부실을 감추고 판매했다는 것이다. 

다른 환매 중지 펀드 역시 투자자들 사이에서 판매사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은 ‘사기판매’라며 NH투자증권 등에 100% 보상안을 주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간판을 보고 투자한 만큼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디스커버리, 팝펀딩, 젠투 등 다른 환매 중지 펀드와 관련해서도 투자자들은 판매 통로인 판매사들의 책임을 묻고 있다. 

다만 판매사가 모든 펀드의 운용을 현실적으로 감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책임론이 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판매사가 펀드의 부실을 알면서도 펀드를 판매했다면 판매사의 책임이 크지만 자산운용사가 마음먹고 판매사까지 속일 경우엔  어쩔 수 없다”며 “사모펀드 운용을 의무적으로 감시할 법적인 장치가 그동안 없었고 인력도 부족해 현실적으로 모든 문제를 걸러내기 쉽지 않아 다른 대안들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 긴장하는 증권사들···CEO 줄소환될까

사모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국정감사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해당 펀드 판매 증권사의 전현직 CEO들의 줄소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연이어 터진 배경과 책임, 대책 마련 등을 묻기 위해선 최고 의사결정자인 이들의 증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매 문제를 일으킨 펀드가 많은 만큼 국정감사 증인 출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증권사 CEO들이 많을 전망이다. 우선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사태와 관련해선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 등에서 CEO 소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KB증권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라임펀드에 레버리지를 제공해 금감원 감사를 받은 바 있다. 대신증권은 라임 판매액이 많은 증권사 중 하나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지 사태와 관련해선 NH투자증권이 거론된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판매액이 4327억원으로 다른 판매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도 문제가 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지 사태와 관련해선 하나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CEO가 증인 출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밖에 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발생했던 팝펀딩, 젠투펀드 등의 판매사들의 수장들도 증인 리스트에 거론될 수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0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올해 국정감사 핵심 현안 중 하나로 ‘사모펀드 감독’과 ‘금융사 내부통제’를 꼽았다. / 그래픽=연합뉴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0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올해 국정감사 핵심 현안 중 하나로 ‘사모펀드 감독’과 ‘금융사 내부통제’를 꼽았다. /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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