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 PS얼라이언스, 4000억 규모 티몬 교환사채 인수 협상
자본 조달로 재무구조 개선·사업투자 가능해진 티몬, 내년 목표 IPO 준비 박차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 양상서 미래 성장성 입증은 여전히 과제

티몬이 40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내년을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티몬은 새로 얻게 된 4000억원 자본을 재무구조 개선과 현재 집중하고 있는 타임커머스 등 서비스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티몬에게 자본결손금 정리는 향후 성공적인 IPO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PS얼라이언스(PSA)는 티몬의 최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발행하는 4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티몬은 이로써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됐다. 앞서 4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들어간 티몬은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왔다. 교환사채는 부채가 아닌 전액 자본으로 교환이 가능한만큼 티몬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제는 남아있다.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대외 환경이다. 자본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진원 티몬 대표가 공언한 연간 영업이익 흑자가 성공할지라도, 향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미래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IPO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2017년 티몬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했지만 누적 적자로 인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쿠팡과 신세계, 롯데에 네이버까지 참전한 이커머스 업계 경쟁에서 티몬의 존재감을 얼마나 더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티몬은 쿠팡,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11번가, 위메프 등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쿠팡은 7조원, 이베이코리아는 1조954억원, 11번가는 5304억원, 위메프는 4653억원이었다. 티몬은 이중 1786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회계기준을 보수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티몬은 지난해 마트 직매입 사업 정리 등 중단 사업손실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의 감사보고서로 매출액을 발표했다. 매출 기준을 거래액이 아닌 수수료, 광고비 등으로만 산정한 것이다. 기존 일반 기업회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티몬의 매출은 2018년 4972억원보다 35.2% 증가한 6721억원이다. 일반 회계기준 매출을 기준으로는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다음이 티몬인 셈이다. 

다만 최근 경쟁 상황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이커머스 업계뿐 아니라 유통 대기업과 포털사까지 시장에 들어오면서 경쟁 대상과 규모가 모두 늘어나면서다. 신세계의 SSG닷컴에 롯데온에 더해 네이버도 쇼핑 부분을 대거 키우면서 시장 앞날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제 와이즈리테일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이커머스 결제 금액 상위 4개사는 1위 쿠팡, 2위 이베이코리아, 3위 11번가, 4위 SSG닷컴이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새벽배송 등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에 나선 SSG닷컴이 티몬 등 기존 이커머스를 제치고 빠르게 상위 순위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 결제 금액은 12조 5000억원으로 1위인 쿠팡(9조 9272억원)을 앞섰다. 이커머스 업계 전체의 관심이 네이버에 쏠리는 이유다. 

물론 티몬에게 유리한 지표도 있다. 거래금액이 아닌 순이용자수로 보면 티몬은 업계 4위로 뛰어 오른다. 닐슨코리안클릭이 발표한 2분기 전자상거래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PC와 모바일 종합 순 이용자수 순위에서 티몬은 쿠팡(1928만명), 11번가(1867만명), G마켓(1657만명), 옥션(1388만명)에 이어 1141만명으로 5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누적된 적자로 커진 결손금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IPO에 긍정적인 상황이 마련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주목받는 비대면(언택트) 수혜 업종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분류된다”면서 “다만 앞으로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규모와 구조, 업계 내 경쟁력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 3월 월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지난해 직매입 사업을 정리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티몬은 앞으로도 여타 이커머스와 구분되는 자사만의 특징인 타임커머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티몬은 올해 인력 수시채용과 초저가·무료배송을 앞세운 티몬블랙딜 등을 키우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내년 IPO를 목표로 타임커머스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티몬.
/ 사진=티몬.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