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듀얼심 서비스 곧 출시…소비자는 환영

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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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e심(eSIM) 듀얼심 서비스 알뜰폰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작 통신 3사는 듀얼심 서비스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듀얼심이 지원되면 한 개의 스마트폰으로 2개의 번호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용·업무용 스마트폰을 따로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음성과 데이터를 통신사별로 구분해 쓰는 것도 가능하다. 각 통신사별 저렴한 요금제를 활용할 경우 기존 요금제보다 더 싼 금액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여행을 할 때도 유용하다. e심을 활용하면 해당 국가 유심(USIM)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현지 요금제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유심이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모듈로, 일종의 모바일용 신분증과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듀얼심은 말 그대로 2개의 유심을 함께 사용하는 서비스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최근에는 물리적 유심과 함께 내장형 e심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널리 쓰이고 있다. e심은 휴대폰 제조 단계부터 장착된 심으로 사용자 식별을 위해 유심을 장착하는 게 아닌 네트워크 접속을 통해 식별이 이뤄진다.

듀얼심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3대 중 1대는 듀얼심 스마트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이 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듀얼심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출시 기종에는 듀얼심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이 그동안 듀얼심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뜰폰 티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오는 13일 e심을 출시하고 듀얼심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티플러스는 먼저 SK텔레콤 망에서 아이폰 e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적으로 e심 서버를 개발, 망에 적용했다. 차후 KT 망을 활용한 e심 서비스 출시도 검토 중이다.

티플러스 듀얼심 서비스 출시 계획이 알려지자, 스마트폰 커뮤니티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평소 2개의 폰을 사용하고 있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2개의 폰을 사용해 왔다는 직장인 A씨는 “업무용 폰을 따로 한개 더 가지고 다닌다”며 “따로따로 충전을 해야하는 등 귀찮은 점이 많았는데, 이번 듀얼심 서비스가 나오면 바로 이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이번 알뜰폰 듀얼심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도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길 바라는 눈치다.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이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듀얼심 서비스를 출시하는 않는 것과 관련해 비난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흔한 서비스인데도 불구, 국내 통신사들은 관련 내용을 의도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듀얼심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이 이나라, 듀얼심 자체를 대다수가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 3사는 관련 서비스 출시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사 모두 계획이 없으며 검토 단계도 아니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실효성 여부다. 우선 듀얼심 서비스가 나온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듀얼심은 유럽과 같은 국토가 크고 국경을 넘는 일이 흔한 지역에서 한 통신사가 모든 곳을 커버하기 어려워 나온 서비스다. 국토가 좁고 각 통신사의 통화 품질이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나지않는 한국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나올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특히 통신사들은 근본적으로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듀얼심을 이용할 지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속에서 섣불리 관련 설비를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국내에 출시된 듀얼심 지원 기종 자체가 많지 않을뿐더러, 보편적 서비스가 아닌 일부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실효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는 일부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 이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아직 어려움이 있다. e심이 보편화 될 경우, 각 대리점에서 e심 개통용 단말이나 전용 QR코드 등을 통해 가입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아직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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