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제2항공사 ‘아에로멕시코’ 파산 신청···중남미 항공사 중 3번째
한국 이스타항공도 파산 가능성 높아···다른 LCC도 자금 부족에 허덕여
코로나19 여파로 외국 항공사 파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며 미주 지역 항공사들이 연이어 무너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일 하루에 5만289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제2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가 미국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에로멕시코는 코로나19로 전세계 하늘길이 막히자 탑승객 수가 90% 이상 급감했다. 지난 5월 노조와 협의를 통해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매달 5000만달러의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결국 파산하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중남미 항공사가 파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5월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칠레 라탐항공그룹과 아비앙카 항공이 파산 신청을 했다. 라탐항공의 경우 여객기 운항을 95% 줄이는 한편 칠레와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에서 직원 1850명을 해고했으나, 끝내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아비앙카항공은 콜롬비아 최대 항공사이자 중남미에서 칠레 라탐항공 다음으로 큰 항공사다. 아비앙카는 지난 3월 말부터 정기 여객기를 띄우지 않았으며 2만여명의 직원 대부분도 무급휴가를 실시했다. 아비앙카는 3월 중순부터 항공편 결항으로 연결수익이 80% 이상 감소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도 1만5000명의 직원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윌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감원 인원은 전체 인력의 11% 수준으로 1970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한국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사 파산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위기가 닥친 것은 이스타항공이다. 인수합병을 추진하던 제주항공은 지난 1일 다음 주까지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인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최소 800억원 규모다. 현재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는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자본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이스타항공은 정부 지원이 없다면 파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회사 부채는 2200억원이며, 지난 3월부터 전 노선 셧다운에 들어가 4개월째 사실상 매출이 없다. 2분기에는 부채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도 회사는 79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생존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뿐 아니라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노선을 중심으로 매출을 내고 있지만, 제주노선에 모든 항공사가 쏠리면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LCC들은 유상증자부터 유휴자산 매각까지 자금 조달을 위해 자구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항공산업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8월을 목표로 각각 1700억원, 6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로 추진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임시 주총을 열고 발행주식 수를 1억주에서 2억주로 늘리고,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4월부터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몇 달째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자본잠식률 117%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과거에는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 지원이 있었으나, HDC 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 논의가 연장되면서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항공사들은 결국 파산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며 “과거와 달리 항공업계가 전세계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다른 기업의 합병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