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상반기 가입자·월 사용자 수 증가한 당근마켓·아이디어스·지그재그·스타일쉐어·브랜디
경쟁 O2O 플랫폼과 '차별화' 전략 주효
패션과 이커머스 서비스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대기업부터 네이버, 쿠팡 등 1세대 IT공룡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패션‧이커머스 스타트업들은 치열한 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은 경쟁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플랫폼과는 다른 전략으로 고객들의 니즈(Needs)를 충족한다.
◇ 중고거래의 반란 ‘당근마켓’···금손들의 장터 ‘아이디어스’
‘당근이세요?’ 기자는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을 지나가다 공교롭게 당근마켓 거래를 하는 사람들을 봤다. 그들은 박스형 선풍기를 거래했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만원을 주고 받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어졌다.
당근마켓은 10~50대 연령대 모두 많이 사용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상반기(1~6월)에도 당근마켓 월간 활성사용자수(MAU)는 크게 늘었다. 2020년 6월 기준 당근마켓 월 사용자는 897만명이었다. 이는 1월 월 사용자 480만명과 비교해도 86.87% 늘어난 수치다.
2015년 출시된 당근마켓은 2018년 월 사용자 수 100만명을 기록한 이후 2019년 300만명, 2020년 4월에 700만명을 넘었다. 상반기 기준 앱 누적 다운로드 수 1900만, 누적 가입자 수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거래액은 ▲2016년 46억원 ▲2017년 500억원 ▲2018년 2000억원 ▲2019년 7000억원을 달성했다.
당근마켓의 특징은 ‘지역 기반 거래’다. 그간 중고거래 서비스들이 온라인 거래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면, 당근마켓은 직거래 거래 방식을 권장한다. 이밖에도 <tvN 유랑마켓> 등 예능 프로그램 패널들이 당근마켓을 사용하면서 서비스 인지도가 높아졌다. 당근마켓은 거래 매너온도 정책, 판매금지품목 지정, 소상공인 지역광고, 동네 커뮤니티 등 신뢰도 중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이디어스(기업명 백패커)는 핸드메이드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아이디어스는 올해 1분기 월 평균 다운로드 수 4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월 평균 다운로드 수 25만건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1~5월 평균 월 사용자 수(MAU)는 360만명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3월 사용자 수가 47만명까지 늘었다.
아이디어스는 20대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아이디어스에서 주로 판매하는 것은 수제 먹거리나 수공예품 등 핸드메이드 제품들로, 기성품이 아닌 취향이 반영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이디어스가 지난해 이용자 6만72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이용자들 중 80%는 1달 내 재구매한다고 답했다. 구매 이유로는 핸드메이드 작품의 다양성 35%, 서비스의 높은 신뢰도 25% 등으로 조사됐다.
아이디어스는 특히 판매 플랫폼이 없었던 작가들이나 소상공인들에게 호응이 좋다. 아이디어스는 최근 온라인 금손클래스, 입점 작가 택배 서비스로 소상공인 상생 제도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이디어스에는 1만4000여명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두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넓은 배송지역이나 낮은 가격 등 이커머스의 기본원칙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당근마켓은 동네 기반과 직접 대면 거래라는 전통적 유통 방식을 내세운다. 아이디어스는 대량 생산이 아닌 소상공인 제작 상품을 판매한다. 당근마켓과 아이디어스는 오히려 이 전략들은 상품의 질, 거래 신뢰도 등 온라인 이커머스의 단점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 ‘비슷한 데 다르다’···지그재그‧스타일쉐어‧브랜디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은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오프라인에서 의류를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몰린 덕이다. 패션앱들은 단순 쇼핑몰 모음 앱에서 벗어나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먼저 지그재그(기업명 크로키닷컴)는 2015년 출시 이후 지난해 패션앱 최초로 누적 2000만 앱 다운로드, 거래액 6000억원을 달성했다. 이 흐름을 이어 올해 상반기(1~6월)에도 평균 월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월 사용자 수(MAU)는 약 300만명, 신규 다운로드 수 누적 약 440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통합 결제 시스템 ‘Z결제’와 개인화 추천 등 앱의 편의성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3달간 Z결제에 입점한 쇼핑몰 수는 매월 40% 이상 빠르게 증가했고, 월평균 20% 이상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패션앱 중에서는 처음으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획득해 정보보호 안정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스타일쉐어는 상반기 신규 사용자가 70만명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스타일쉐어 가입자는 600만명이었지만, 올해 06월 670만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스타일쉐어는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스쉐라이브’를 통해 유튜버 크리에이터에 익숙한 10~20대를 공략하고 있다. 스쉐라이브 시작 후 스타일쉐어 트래픽은 3월 기준 4배 증가했다. 상반기 라이브 상품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725%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와 스타일쉐어를 차세대 유니콘(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꼽기도 한다.
한편 브랜디는 올해 6월 가입자 수 305만명으로 1월에 비해 65만명 늘었다. 상반기 앱 다운로드 수도 6월 기존 720만에 육박했다. 상반기 월 평균 사용자 수는 265만명으로 집계됐다. 브랜디는 론칭 4년 만에 누적 거래액 3000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디는 동대문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거나, 패션앱 중 처음으로 새벽배송 서비스인 ‘하루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개선된 물류 환경을 만들고 있다. 브랜디 자체 조사결과 회원 97%가 하루배송에 만족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