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장비 매출 반영 지연
하반기 추가발주에 실적 반등 전망
국내 패널 업계, 투자 속도 더뎌
올해 주요 매출처도 중국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가 올해 하반기 ‘실적이 반등되는 상저하고(上底下高)’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 패널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밀린 투자를 하반기에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당분간 국내 장비 업계의 중국 매출 의존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5일 디스플레이 장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중국 패널업체의 국내 장비 구매 재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중국 패널 제조사는 전세기까지 띄우며 국내 엔지니어 모시기에 나섰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중국 패널 제조사로부터 받은 수주 프로젝트 대부분이 올 1분기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도 “이달부터 중국 현지 공장 설비 작업에 속도가 붙어 1분기에 반영돼야 했던 장비 판매가 하반기로 밀리면서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올 2분기부터 상승세가 시작돼 3분기에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 기술인력을 파견했을 때 중국 내 격리 기간 2주 체류 비용도 원가로 잡히는 상황이라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불리한 부분은 있다”면서도 “1분기에 선적이 밀린 제품들이 2분기로 넘어오면서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3월에 중국에 장비 공급 차질을 겪은 디스플레이 장비사들은 비슷한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연간 실적 전망이 바뀌긴 어렵겠지만 현재 현지 공장 가동도 정상화되는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 2분기까지도 중국 패널 업계의 증설 작업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진행형이다. 중국 BOE는 충칭 B12 OLED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HKC 역시 지난해 건설을 시작한 8.6세대 LCD 신공장의 설비 발주에 한창이다. 지난 4~5월에 걸쳐 디바이스이엔지, 한송네오텍, 엘아이에스 등 국내 장비사가 BOE 충칭 법인에 공급할 장비 계약을 체결했고, 탑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8일 HKC 창사 신공장에 입고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다소 부진했던 매출 실적을 2분기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체결된 납품 계약 공시를 살펴보면 대부분 올 연말이나 내년 초를 계약 종료시점으로 두고 있다. 장비업계엔 하반기 추가적인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국내 패널 제조사는 증설 투자 속도를 늦추는 상황이다. 당초 업계선 이르면 올 연말 삼성디스플레이의 A5 공장과 QD디스플레이 신규 라인 증설 투자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코로나19가 변수로 겹쳐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증설 투자를 단행하기엔 재정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당분간 국내 장비업계에게 중국 패널 제조사는 주요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과 TV를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세트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라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투자에 보수적인 상황이라 국내 장비사들은 적어도 올해까진 중국향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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