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업과 손잡고 '전자코'로 30초만에 코로나19 진단하는 기기 개발
드림텍, 삼성전자 등에 부품납품하는 코스피 상장사로 2007년 유니퀘스트에 인수
유니퀘스트, 비메모리반도체 공급업체로 현재 시가총액보다 드림텍 지분가치가 더 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드림텍 주가가 초고속 코로나19 진단기 개발소식에 급등세를 타며 이번 주 시장을 흔들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드림텍 주가는 5월29일 6320원에서 6월5일 1만원으로 장을 마치며 한주 동안 58.2%가 급등했다.

특히 4일과 5일에 각각 전거래일보다 25.26%(1680원), 20.05%(1670원)씩 급등한 영향이 컸다.

드림텍 주가 급등은 드림텍이 4일 이스라엘 기업 나노센트와 손잡고 30초 만에 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할 수 있는 '전자코' 진단기기를 개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자코는 냄새를 구분해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는 장치인데 진단자의 날숨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나노센트가 진단센서와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드림텍은 전용 호흡백을 개발해 공급했다고 한다.

드림텍에 따르면 두 회사는 올해 3분기 유럽통합안전인증(CE)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이스라엘 보건부 의료기기 규제당국(AMAR)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수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드림텍은 지난해 3월 나노센트에 약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투자, 독점 공급계약 체결했다.

드림텍은 국내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16일부터 17일 이틀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최근 사업현황 및 의료기기 사업현황에 대한 기업설명회(IR)을 개최하는 데 여기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림텍은 국내 대표적 ‘소·부·장’기업으로 크게 스마트폰 부품 및 지문인식센서, 헬스케어의료기기, 전장부품 등 4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998년 9월 설립됐으며 2007년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인 유니퀘스트에 인수됐다. 이후 지난해 2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5597억원, 영업이익은 305억원이다.

드림텍의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다. 갤럭시노트, 갤럭시S, 갤럭시A 등에 쓰이는 지문인식모듈 및 스마트폰 인쇄회로기판(PBA)을 납품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폴드와 갤럭시Z플립 등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지문인식장치는 전량 드림텍이 납품하고 있다.

드림텍은 헬스케어와 자동차전장부품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헬스케어분야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미국 라이프시그널과 무선 심전도 센서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도 승인을 받고 미국·유럽·인도 등에 납품하고 있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에 쓰이는 심박수 모듈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헬스케어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4곳(미국 카디악인사이트, 이스라엘 센시프리·펄스앤모어, 프랑스 엡실론)에 투자도 했다.

드림텍은 전장사업 사업도 적극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2월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드림텍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차량용 LED램프 모듈 및 기타 전장부품 등을 공급할 방침이다. 대표 고객사는 현대모비스다. 최근에는 카메라모듈 업체 나무가도 인수했다.

드림텍의 최대주주는 유니퀘스트로 지분 34.72%를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인의 지분 총합은 올해 3월말 기준 71.43%에 이른다. 임창완 유니퀘스트 창업주 역시 개인명의로 드림텍 지분 19.29%를 가지고 있다.

유니퀘스트는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회사인데 임창완 창업주가 1993년 설립한 회사다. 임 창업주는 1979년 가족과 함께 미국을 이민한 1.5세대인데 현지에서 버클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삼성전자 미주법인에 입사했다. 이후 1993년 실리콘밸리에서 유니퀘스트를 설립했다.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던 유니퀘스트는 한국으로 본사를 이전한 다음 2004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2007년 비상장사인 드림텍 지분 45%를 90억원에 인수했다. 드림텍의 시가총액은 5일 종가 기준 6204억원에 이른다. 유니퀘스트이 보유한 드림텍 지분 가치는 5일 종가기준 2154억원에 이른다. 반면 유니퀘스트의 시가총액은 1901억원에 그친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한 주 동안 급등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서 알테오젠을 체지고 3위로 올라섰다. 셀트리온제약 주가는 5월29일 9만1700원에서 6월5일 13만500원으로 무려 42.3%가 급등했다. 셀트리온이 개발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동물효능시험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이 1일 발표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헬릭스미스와 고영,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도 이전 주보다 급등하며 코스닥 시총 순위가 상승했다. 헬릭스미스는 6월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시작 기대에 주가가 올랐고 고영은 뇌수술용 보조로봇이 상용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주가가 상승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주요 고객사인 다단계 마케팅업체 ‘애터미’가 중국에 진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는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1~2위를 수성했다. 알테오젠 주가는 전주와 큰 차이가 없는 24만3700원으로 한 주를 마치며 시가총액 순위가 한 단계 내려왔다. 분식회계 논란으로 거칠 것없던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는 평가다. 씨젠 주가는 11만6900원에서 10만6300원으로 9.07% 떨어졌지만 시가총액순위 5위를 수성했다. 증권가에서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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