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위한 급매물로 시세 하락했다가 조정 마무리된 영향
업계 “하반기 가파른 상승세 없을 것” 예측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 하락세가 9주 만에 멈춰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우려, 보유세 등 절세 목적의 몸값을 낮춘 매물이 소진된 영향이다. 또 서울 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서울 전반의 하락세를 멈추는데 영향을 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합세가 하반기 가파른 상승세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서울의 6월 첫째주(1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전주(-0.02%) 대비 보합(0.00%)세를 보였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4구는 서초(-0.04%)·강동(-0.04%)·강남(-0.03%)·송파구(-0.03%)는 개발호재가 있는 일부 단지(GBC인근) 위주로 급매물 소화되고 호가가 상승하며 하락폭이 축소됐다.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 중 도봉구와 노원구는 전주 보합에서 0.01%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서부선 개설과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호재가 있는 구로구는 지난주 0.06% 상승에 이어 금주 0.0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천구(0.03%)도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실수요자들은 절세매물은 찔끔 나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집값은 오른 것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16 대책의 일환인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업계에서는 재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 아파트 매물이 나오며 시세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물 경제가 무너져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도 더해졌다. 4월 말까지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몸값을 낮춘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 자료=한국감정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번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 자료=한국감정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러다가 5월 초부터 급매물이 소진되며 급매물로 인해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치는 듯 했던 시세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76㎡는 현재 최고가 21억5000만 원에 근접한 20억 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역시 지난 4월만 해도 최고가인 23억5000만 원 보다 4억5000만 원 이상 하락한 18억9300만 원까지 하락해 거래됐다가, 다시 시세가 이전 최고 거래가에 근접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종합부동산세 강화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며 올해 적용은 무산됐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강남 고가 아파트는 잠시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서민·중산층 실수요자들이 찾는 중저가 아파트는 되레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다. 고가 주택 규제로 인해 오히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도권 6억 원대 이하 아파트를 주심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달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0.5%까지 낮추면서 시장의 유동 자금이 부동산으로 더 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가 주택은 대출 규제가 워낙 강해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매입이 어렵지만 6억 원 이하의 저렴한 주택 시장을 더 자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락세를 멈춘 것이 하반기 급격한 상승세로 이어질진 미지수라고 말한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시대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조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국내 경기 침체 지속으로 초저금리가 유지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부담도 낮아져 주택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부동산114 관계자 역시 “서울 강남권에서 일부 급매물이 거래됐지만 규제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살아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산정비창 개발,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착공 등 대형호재가 발표됐지만 당분간 매수자 관망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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