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솔루스 매각 흥행 빨간불에 주가 약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매각 가능성에 강세
매각되면 재평가···확정된 것 없어 당분간 변동성 커질듯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각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에 따라 투자자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처음 매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두산솔루스는 흥행 우려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고, 새롭게 매각 가능성이 대두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매각 관련 이슈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상황이 또 반전될 여지는 존재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주 사이에서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날 대비 3.36% 오른 6460원에 마감했지만 장중 13.12%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날에도 12.82% 상승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최대 35.7%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두산밥캣 역시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이달 들어 13% 넘게 오르는 모습이다. 

반대로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두산솔루스는 최근 들어선 주춤하다. 두산솔루스는 지난 1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4만4800원에 거래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두산솔루스는 지난달 4일만 하더라도 3만1800원에 장을 시작했었다. 그러나 이달 3일 6.53% 하락 마감했고 이날도 4.9% 하락 마감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주 사이에서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주 사이에서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이 같은 온도차는 두산그룹의 유동성 확보 이슈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그룹은 현재 사운을 걸고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의 4조2400억원대 규모 단기 차입금 해소에 나서고 있다.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이 두산그룹 전체가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자금보다 많은 데다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해 알짜 사업 부문(모트롤BG)이나 보유 부동산(두산타워) 매각 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두산솔루스도 두산그룹의 매물 중 하나로 나오면서 매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었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적층판(CCL) 및 올레드(OLED)소재 등 성장 산업에서만 지난해 매출 2633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을 올렸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매출 증대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를 통해 최대 1조원 이상을 확보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지난 2일 진행된 두산솔루스 공개 매각 예비입찰에 주요 후보군이 불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롯데케미칼, SKC 등이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PEF)들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직 본입찰이 남아 있지만 흥행에 우려감이 커진 것이다.   

두산솔루스의 매각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이번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매각설이 돌기 시작했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로 향후 그룹 재건을 위해 남겨놓을 계열사로 평가됐었다. 하지만 두산솔루스 매각에 우려가 생기면서 이 회사들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왔고 주가가 반응했다.

매각 이슈에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저평가 해소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무 건전성이 좋지 않아 미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두산그룹이 아닌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한 다른 그룹사에 속할 경우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에는 성장 기대감이 더욱 커지게 된다. 

다만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유동성 확보 작업이 끝나지 않은 만큼 주가의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밥캣과 관련해 매각설이 나오고는 있지만,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이들을 놓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클 수밖에 없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이나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변수가 많아진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