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면세점 빅3 이달 중 면세품 재고 판매 나서···SM·엔타스 등 중견면세점 “현재 검토 중”
온오프라인 채널 인프라 갖춘 대기업과 달리 中企는 가격 책정부터 판매 채널 확정까지 과제 산적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 5월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 5월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하다. / 사진=연합뉴스

신세계면세점의 재고품 판매를 시작으로 롯데·신라면세점 등 빅3 모두 이달 중 재고털이에 나서는 가운데 SM면세점 등 중견중소면세점 소식은 잠잠하다. 면세품 감가상각 등 가격 책정과 판매 채널 확정 등에서 비용 문제로 판매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신세계면세점이 자사 온라인 몰인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면세품 재고 판매에 나섰고, 이달 중으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모두 재고품 판매에 돌입한다. 롯데면세점은 자사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웃렛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오는 26일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신라면세점도 이달 판매를 목표로 온·오프라인 주요 판매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들은 재고품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중견중소면세점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SM면세점과 엔타스면세점 등 중견면세점의 경우 아직까지 판매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판매 채널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격 책정 역시 난관이기 때문이다. 

SM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판매를 검토 중이다”이라고 밝혔다. 엔타스면세점 관계자 역시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들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여객수가 급감하면서 매출 타격을 입은 탓에 재고품 판매는 손실을 만회할 기회다. 지난 1분기 SM면세점의 매출액은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64억원으로 전년(-12억원) 대비 52억원이나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판매를 시작하는 게 업체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당장 판매 계획을 세울 수 없는 배경에는 비용 문제가 있다. 

면세품이 시중에 풀리기 위해서는 관세청과 재고 물품의 재고년수나 품목별로 감가를 계산해 과세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한 달여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판가 책정에만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기 때문에 판매 계획을 쉽사리 수립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찍이 대기업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패션/잡화의 경우, 그를 향후 판매 가격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중견면세점 한 관계자는 “가격 책정에 소요되는 전 과정이 비용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판매 가격이 결정되면 그걸 기준 삼아 우리도 판매 가격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판매 시작이 대기업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판매 채널 역시 문제다. 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들은 자사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통해 재고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중견중소 면세점의 경우 보장된 판매 채널이 없다. 이 탓에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판매에 대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 것도 큰 장벽이다.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하면 추가 인건비가 들어가는 것도 최근 매출 타격을 입은 중소중견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온라인몰과 컨택을 통해 판매 루트를 정하고 재고들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엔타스면세점 관계자 역시 “공항점같은 경우에는 향수/화장품이 메인 상품군이고, 파라다이스시티 본점은 패션을 취급하고 있다”면서 “각 지점 별 특징을 바탕으로 현재 가격 및 판매 채널을 모두 살피며 판매를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업황이 악화한 중소중견면세점들은 시내 및 공항 면세사업권을 연쇄 반납한 바 있다. SM면세점은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업황을 이유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며 영업을 중단했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사업권 입찰을 포기한 바 있다. 그랜드관광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면세점도 지난 4월 인천공항 T1 DF8 구역의 우선협상 지위를 포기한 바 있고, 시티플러스 면세점도 T1 DF9에 대한 사업권을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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