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감염병 확산 방지·5G MEC·실감형 콘텐츠 등 각기 다른 전략 눈길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 이미지=시사저널e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KT는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5G 실감형 콘텐츠로 반사 이익을 누렸던 LG유플러스는 실감형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산업군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각 기업들은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는 통신업계도 마찬가지다. 

◇KT, AI 통해 감염병 확산 방지 나서

먼저 KT는 AI와 헬스케어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겠단 계획이다. KT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 AI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했다. 지난 4월부터 약 한달간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유입예측 알고리즘 모델링’과 ‘앱 서비스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총 2가지 분야에서 총 200여개 팀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대상은 뉴스 기사와 KT가 제공한 로밍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해외유입 감염병 예측모델을 생성하는 아이디어가 차지했다.

KT는 이번 AI 챌린지 공모전 결과를 산·학·연이 모여 구성된 AI 원팀과 공유해 발전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우수 알고리즘 모델링 아이디어는 KT 글로벌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GEPP)의 기능 고도화에 활용된다.

KT는 감염병 예방과 관련해 글로벌 선두주자다. 지난 2015년 국내에 퍼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계기로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이는 GEPP의 모태가 됐다. GEPP는 로밍 데이터를 확인해 감염병 우려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을 추적하고, 감염병 예방법을 문자메시지로 보내 확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KT는 현재 케냐와 라오스, 가나 등 국가와 협력을 맺고 GEPP를 운영 중이다.

KT는 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감염병 대응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2000년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세계 빈곤퇴치와 질병 예방 등을 지원하고 있다. KT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통해 AI 기반 감염병 조기진단 알고리즘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을 개발한다. 게이츠 재단은 연구에 드는 비용의 50%를 펀드 형식으로 지원한다.

KT는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현모 KT 사장은 최근 벤처캐피털(VC) 경영진과의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과 바이오·헬스를 주목해야 한다”며 “의료, 헬스케어, 바이오 등은 ICT와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KT는 부산대병원과 ‘가상현실(VR) 원격 재활 훈련 솔루션 공동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VR 원격 재활 훈련 솔루션을 연내 개발할 계획이다.

◇SKT, 5G MEC 상용화에 집중 

SK텔레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5G MEC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MEC는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데이터전송구간을 좁히는 방식으로 5G 지연속도를 줄여주는 기술이다.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인터넷망-인터넷데이터센터로 이뤄진 일반 전송 방식을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으로 줄인다. 물리적 거리가 줄어든 만큼 지연속도도 줄어드는 원리다.

현재 5G MEC 기술과 관련해 SK텔레콤과 KT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SK텔레콤은 빠른 상용화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올해 안에 5G MEC 기반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5G MEC 기술에 AWS의 ‘AWS 웨이브렝스’ 등 퍼블릭 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를 접목, 5G 에지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와 클라우드의 결합은 다양한 산업 전반에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고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사·디바이스 제조사·글로벌 이동통신사 등과 폭넓게 협력해 산업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독립기념관과 ‘5G MEC 기반의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에코뮤지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5G MEC, 비대면 솔루션에 강점을 가진 스타트업 발굴에도 나선 상태다.

아울러 SK텔레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관련해 사회적 가치활동도 강조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코로나19로 바뀐 디지털콘택트 사회, 일상에 맞게 디지털 라이프 패러다임을 혁신할 새로운 사회적 가치 활동을 추진하겠다”며 “국가와 사회 위기를 ICT로 조기 극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회안전망 서비스 개발 등 당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LGU+, 실감형 콘텐츠 강화

코로나 사태속에서도 지난 1분기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던 LG유플러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5G 실감형 콘텐츠 강화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5G 네트워크 차이점을 체감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에 승부수를 걸었다. 스마트홈트, U+AR쇼핑, U+VR, U+AR 등 다양한 실감형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해당 콘텐츠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용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홈트의 3월 월 평균 이용자 수는 1월 대비 38% 늘었으며, 특히 이용자가 실제로 운동을 실행한 횟수는 두 배 이상 늘어난 약 3만건이었다. 실감형 서비스를 TV홈쇼핑과 연결한 U+AR쇼핑은 3월 이용자 수가 1월 대비 4배 늘었다. 실제 상품 구매로 이어진 사례도 1월 대비 450% 가량 증가했다. 3월 기준 U+VR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1월 대비 30% 늘었으며, 시청 건수는 1월 대비 71%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G 상용화 1년을 맞아 ‘U+5G 서비스 3.0’을 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5G 콘텐츠 강화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AR은 사용자가 직접 AR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 아바타로 회의를 할 수 있는 AR 협업 플랫폼을 미국 스타트업 ‘스페이셜’과 개발한다.

또 구글과 인터넷 검색 결과를 AR 기술을 활용해 실감형 이미지로 보여주는 AR 콘텐츠를 개발하고, 3D AR 영어 동화 서비스 ‘U+ 아이들생생도서관’은 부모들이 선호하는 국내외 유명 명작 동화를 연내 300권까지 확대해 제공할 계획이다. VR 교육 영역에서는 스테디셀러 도서 ‘와이(Why)?’ 시리즈 VR 제공을 시작으로, 과학 원리학습과 직업 체험 등 미래형 실감 교육으로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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