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광고 대신 이색 행보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중계시 테슬라 모델X 등장시켜 광고 효과···트위터 통해 대중과 소통 강화

최근 전세계 자동차 기업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전세계에서 전기차 8만8400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29%로 압도적인 1위다.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개발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 테슬라가 가장 앞서나가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3월에만 모델3가 241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단일 모델 중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광고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TV 광고 등 마케팅활동에 전념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TV·온라인·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신차 출시 때마다 광고를 했다. 광고 중 가장 효과가 높은 것을 꼽으라면 단연 미국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이다. 미국에서만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에 전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초당 2억원에 달하는 광고비용을 쏟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새로운 형태의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 민간 우주 회사 스페이스X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선을 발사했다. 우주선 발사 전 조종사들은 테슬라 전기차 모델X를 타고 발사대로 이동했다. 이 장면은 실시간으로 유튜브 등을 통해 전세계로 중계됐으며 수백만명이 시청했다. 이후에도 관련 영상들이 올라오며 수천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번 중계가 테슬라에 갖는 의미는 단순 시청자 수만은 아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인류 우주 개발에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기면서, 테슬라 위상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 첫 민간 우주선 발사 성공 장면이 전기차·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내 테슬라 입지와 오버랩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

CEO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행보도 테슬라 광고 효과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03년 창립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기업들에 비해서는 역사가 짧다. 현대 내연기관차의 시초인 벤츠는 1926년 설립돼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됐다. 현대자동차도 1967년 설립해 50년 이상 역사를 갖고 있다.

짧은 역사 탓에 다른 기업들에 비해 떨어지는 인지도를 머스크가 채워주고 있다. 머스크는 330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각종 테슬라 소식 알림과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덕분에 모델X라는 차는 몰라도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는 전세계 수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

머스크의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 CEO들에 대해 아쉬움이 든다. 국내 CEO들이 대중들과 소통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최근 한국기업 CEO들은 신년사에서 ‘소통경영’을 항상 내세우고 있지만 그들의 행보는 말과는 다르다.

과거에 비해 SNS 등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늘었지만 한국 CEO들은 여전히 소통에 인색하다. 우리가 보는 CEO들의 모습은 대국민 사과 현장이나, 검찰 앞 포토라인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기업 대표의 이미지는 늘 부정적이다.

대표는 기업의 얼굴이다. 백 번의 이미지 광고보다 친숙한 대표의 모습이 고객들에겐 가깝고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시대가 바뀌면서 쉽게 소통할 방법도 생겼고 사람들도 열려있다.

이제는 신년사 문서상에만 있는 소통이 아닌 진짜 소통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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