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현대百면세점보다 먼저 면세 재고 풀어···3일부터 에스아이빌리지서 판매
中 상반기 최대 618 쇼핑 행사···비디비치·연작 등 화장품 브랜드로 매출 상승 기대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서 진행하는 618 쇼핑 축제 중 신세계 비디비치 홈페이지(왼쪽), 신세계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 면세 재고 판매 공지(오른쪽). / 사진=홈페이지 캡처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서 진행하는 618 쇼핑 축제 중 신세계 비디비치 홈페이지(왼쪽), 신세계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 면세 재고 판매 공지(오른쪽). / 사진=홈페이지 캡처

신세계그룹이 면세 재고 판매와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618 쇼핑 페스티벌’ 투트랙 전략으로 실적 올리기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시장이 고성장세에 있지만, 덩달아 소비심리도 위축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투트랙 전략이 신세계그룹에게 구원투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신세계그룹이 적자기조를 유지하겠지만 화장품 사업 강화로 실적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1조8448억원, 영업이익은 97% 줄어든 32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신세계는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업계 중 처음으로 이달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다. 관세청이 지난 4월 면세품 재고를 수입통관을 거쳐 한시적으로 내수 판매를 허용한지 한 달여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일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 홈페이지에 오는 3일 ‘600달러 한도 없는 무제한 쇼핑’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정부의 한시적인 면세 상품 국내 판매 허용 정책에 따라 가능해진 면세 상품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을 통해 재고품을 판매한다. 브랜드는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 로랑 등이며, 가격은 백화점 정상가 기준 10~50% 할인된 수준이다. 수입 통관 절차를 거쳐 세금이 포함된 원가에 물류비, 상품화 작업비, 카드 수수료 등 각종 운영비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면세업계 중 첫 스타트를 끊은 신세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다. 경쟁사인 롯데면세점은 오는 26일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롯데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재고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신라·현대 등이 아직 면세 재고품 판매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현재 쌓여있는 재고의 양은 약 3조원 규모다. 신세계면세점의 재고 자산 규모는 6369억원으로 롯데(1조731억원), 신라(7209억원)와 비교하면 3위에 그치지만,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재화·피혁 판매 사업권을 유지하고 있어 타 사업자 대비 명품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매장 수가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주장이 신세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 페스티벌’을 거점으로 화장품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618 쇼핑 페스티벌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개최하는 상반기 쇼핑 행사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쇼핑 행사다.

대(對)중국 수출이 주춤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중국 내에서 진정된 뒤 첫 열리는 쇼핑 행사인 만큼, 신세계 외에도 국내 화장품 벤더사들이 이 행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실제 중국에선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보복적 소비가 명품, 화장품, 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와 한방 화장품 연작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 비디비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2년 인수한 브랜드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2017년 매출 226억원에서 2019년 200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디비치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서 ‘포스트 샤넬’로 불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비디비치와 연작은 최근 중국 온라인 쇼핑몰 1위인 티몰 내수관에 입점했다. 이번 619 쇼핑 페스티벌에서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티몰 내수관은 중국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쇼핑몰로, 고객 유입수나 매출 규모가 여타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월등히 높다. 비디비치 외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왕홍(중국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내세워 한방화장품 연작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연작은 올해 3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샤오홍슈에서 전년 대비 31배가량 높은 매출을 이끌어낸 바 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현지 이커머스 성장으로 매출 회복에 따라 2분기 수익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면세 재고품 판매는 오는 3일부터 12일정도 까지 진행한다”면서 “면세 재고 판매와 중국 618 쇼핑 페스티벌로 인한 비디비치, 연작 등 화장품 매출 등은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워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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