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전권역으로 수도권 내 보기 드문 비규제지역인데다 교통호재 겹쳐
지난달 경기도 광주 아파트값 0.08%로 오름세 보여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시장 두더지잡기 게임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뛰는 지역에 규제를 가해 진정시키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지역의 시장가격이 갑자기 뛰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수원과 인천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 해당 지역에 규제를 가하니, 이번에는 경기도 광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한달 간 광주의 아파트값은 0.08% 오름세를 보였다. 광주지역 아파트값은 서울 집값이 본격적으로 뛰던 2017년~2019년까지 3년 연속 하락하다 올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

실제 2016년 입주한 e편한세상 광주역 5단지의 경우 올 5월 전용 84㎡가 약 6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2년 전보다 약 2억 원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분양권 또한 1억 원 가량 웃돈이 붙는 현장이 나왔다. 광주시 경안동에 분양 중인 광주 금호 리첸시아는 올 2월 전용 77.33㎡가 약 5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가장 높은 가격의 로열층 분양가가 약 4억30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1억 원 가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또 전용 60.49㎡ 역시 분양가가 최고 약 3억3000만 원이었는데 올 4월 약 4억 원에 거래되며 7000만 원 가량의 웃돈이 형성됐다.

특히 최근 들어선 시장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며 오름세가 커지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광주시는 올해 5월까지 5월까지 총 1533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3건이 거래된 것에 견주어보면 3.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광주가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5·11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수도권 대다수 지역의 분양권 거래를 입주시점까지 막아뒀는데 자연보전지역은 해당 대책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지역은 오는 8월부터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지방광역시 민간택지에까지 시행하는 주택의 전매제한 강화를 적용받지 않고 거래가 계속 가능하다. 자연보전지역은 양평, 가평, 가평, 안성 등이 있다.

교통호재도 집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판교에서 분당을 거쳐 곤지암 등으로 이어지는 경강선 라인의 중심지이면서 새롭게 수서-광주 복선전철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수서-광주 복선전철은 2029년 개통할 예정으로 개통 후엔 강남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도 꾸준히 대체투자지역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이들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꿈틀대는 것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감소도 투자심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0.75%→0.5%)로 유동성은 더 풍부해진 상태다. 결국 자연보전지역이 투자자들의 피난처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광주는 판교와 인접하고,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그 동안 대중교통시설 부족으로 주목 받지 못했다”며 “최근 좋아진 교통여건과 각종 개발 호재로 인해 강남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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