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삼진제약에 이례적 지분 투자···유유, 의료기기 관계사 설립 후 아이템 모색
한독, 기존 온라인 쇼핑몰 리뉴얼 오픈···환인, 관계사 설립해 종합유통사업 추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하나제약과 유유제약 등 중견제약사들이 다양한 수익 창출원 확보를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타 제약사 지분 투자와 관계사 설립, 온라인 쇼핑몰 오픈 등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들이 기존 의약품 제조업 외에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전엔 사업다각화라는 틀이 있었다면, 이제는 분야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사례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하나제약은 지난 3월 18일 삼진제약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주당 1만8500원에 13만8500주를 확보했다. 총 25억원 규모다. 삼진제약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18.3%와 18.1%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호조를 보이는 업체로 손꼽힌다. 하나제약도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16.7%를 기록했다. 제약사의 바이오벤처 투자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하나제약 같은 중견제약사가 엇비슷한 규모의 동종 제약사를 상대로 투자한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지난 2018년 10월 우리 회사가 상장할 당시 삼진제약은 삼천당제약, 경동제약, 환인제약, BC월드제약과 함께 피어그룹에 포함됐었다”라며 “올 3월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우량하다고 판단된 기업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 제약사가 7곳 법인에 투자하는 등 사례들이 있으며, 당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지분투자를 생각한 것”이라면서 “하나제약 입장에서는 타 제약사에 지분투자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유유제약도 올 1월 ‘유유메디컬스’라는 의료기기 사업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유유제약이 100% 지분을 출자한 자회사다. 유유제약의 유유메디컬스 설립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다른 의료기기 관계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유유제약은 지난 2006년 일본 테이진파마와 50대 50 지분으로 공동투자해 ‘유유테이진메디케어’라는 합작사를 설립한 후 의료기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인공호흡기와 수면양압기, 산소호흡기 등 호흡기 관련 제품이다. 유유테이진메디케어는 해외 업체로부터 제품을 수입해 환자들에게 빌려주는 방식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은 131억여원이다. 

이에 유유메디컬스는 유유테이진메디케어와 사업 영역 중복을 피하기 위해 호흡기를 제외한 의료기기 제품을 취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의료기기 사업은 현재 성장하고 있는데, 유유테이진메디케어는 합작법인이라는 이유로 행동반경이 좁아 유유메디컬스를 설립하게 됐다”며 “다양한 의료기기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국내 제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독의 경우 지난 2011년 오픈한 인터넷쇼핑몰 ‘한독몰’을 올 2월 중순 ‘일상건강’으로 바꾸며 리뉴얼 오픈했다. 일상건강은 고객들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활기찬 하루, 가벼운 하루 등으로 섹션을 구분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활기찬 하루에는 건기식 ‘여왕의 석류진’, ‘홍삼Q애니타임’, 상쾌한 하루엔 ‘레디큐’ 등 제품이 포함돼 있다.

한독 관계자는 “일상건강에서 다루는 품목은 모두 우리 회사가 수입하거나 제조해서 판매하는 제품들”이라며 “한독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고 제품 정보도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인터넷쇼핑몰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인제약은 지난 3월 종합유통사업을 담당하는 관계사 ‘애즈유’를 설립했다. 애즈유 사업 목적은 의약품 및 의약부외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료용구, 의료기기, 보건위생용품 등 제조, 수입, 판매업, 도매업 등이다. 또 ▲건강관리 서비스업 ▲방문판매업 ▲음·식료품, 농수산축산물, 의류, 가전, 가구, 공산품 판매 및 중개업 주류 판매업 ▲음식업 ▲다양한 형태 가맹업 등이 사업목적에 포함됐다.

애즈유는 다양한 유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환인제약은 지난 2004년 건강기능식품, 2016년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이에 환인제약으로부터 관련 사업을 넘겨받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관계사 설립과 종합유통사업 추진은 환인제약 주력 품목군과 연관돼있다. 알려진 대로 환인제약은 CNS(중추신경계)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지만,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매출 1592억여원 중 80% 가량이 CNS 매출로 집계되는 상황이다. 이에 애즈유 운영은 매출구조와 수익 창출원을 다양하게 구축하려는 환인제약의 시도로 풀이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사업만으로 수익을 창출해 경영하는 것이 한계에 도달한 것은 각 제약사 경영진이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각 제약사의 여러 여건과 장점을 살리는 선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