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 급락하며 전체 물가 끌어 내려
통계청 “일시적 저물가이며 디플레이션은 아냐“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5월 소비자 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5월 소비자 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져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일시적 저물가일 뿐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에 진입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에 1%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서 4월에 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품목 성질별로는 공업제품 가격이 2% 하락했다. 국제유가 크게 하락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18.7%나 떨어져 전체 물가를 0.82%포인트 낮췄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이 7.7% 올랐고 축산물 가격도 7.2% 뛰었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0.1% 상승해 1999년 12월 0.1% 이후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공공서비스 물가가 1.9%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정부 정책으로 고교 및 유치원 납입금이 많이 낮아지면서 공공서비스 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0.9% 상승했으나 외식 물가는 0.6% 상승하는 데 그쳐 예년보다 상승률이 크게 떨어졌다. 여행 관련 서비스 물가가 낮아지면서 외식 외 물가도 1.2%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락이었고 교육분야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이 일부 둔화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7% 하락했다.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KF94 마스크 평균 가격은 오프라인 1600원대 후반, 공적마스크 공급처인 약국 평균 가격은 1500원 초반대, 온라인은 2700원대 초반대로 지난달보다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