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 급락하며 전체 물가 끌어 내려
통계청 “일시적 저물가이며 디플레이션은 아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져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일시적 저물가일 뿐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에 진입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에 1%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서 4월에 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품목 성질별로는 공업제품 가격이 2% 하락했다. 국제유가 크게 하락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18.7%나 떨어져 전체 물가를 0.82%포인트 낮췄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이 7.7% 올랐고 축산물 가격도 7.2% 뛰었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0.1% 상승해 1999년 12월 0.1% 이후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공공서비스 물가가 1.9%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끌어내렸다. 통계청은 정부 정책으로 고교 및 유치원 납입금이 많이 낮아지면서 공공서비스 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0.9% 상승했으나 외식 물가는 0.6% 상승하는 데 그쳐 예년보다 상승률이 크게 떨어졌다. 여행 관련 서비스 물가가 낮아지면서 외식 외 물가도 1.2%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락이었고 교육분야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이 일부 둔화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7% 하락했다.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KF94 마스크 평균 가격은 오프라인 1600원대 후반, 공적마스크 공급처인 약국 평균 가격은 1500원 초반대, 온라인은 2700원대 초반대로 지난달보다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