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유료→무료회원제 전환···업계 “빅마켓 사업 접는 방향으로 가닥 가능성 있어”
빅마켓 5개 매장 중 1개 이달 말 폐점···롯데쇼핑 “구조조정 대상 아니다”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이 6월1일부터 무료회원제로 전환한다. / 사진=빅마켓 홈페이지 캡처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이 6월1일부터 무료회원제로 전환한다. / 사진=빅마켓 홈페이지 캡처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이 1일부터 유료회원제를 폐지한다. 경쟁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스페셜 등이 무료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어 빅마켓도 누구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빅마켓이 무료회원제로 변경하면서 롯데쇼핑 구조조정에 따라 폐점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1일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의 유료회원제를 폐지하고 일반 매장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빅마켓이 일반 점포화하는 이유로는 비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스페셜 등과 비교했을 때 매장 수와 매출 등 모두 하락하고 있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롯데 빅마켓 연회비는 일반 개인회원 3만5000원, 사업자 회원 3만원이다. 당초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일반 할인점과 달리 연회비를 받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했다. 다만 유료회원제를 유지 중인 코스트코에 비해 특별한 제품군이 없고, 비회원제로 운영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홈플러스 스페셜과 비교하면 연회비에 대한 부담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아울러 롯데마트 빅마켓은 지난 2012년 서울 독산동 1호점을 시작으로 2014년 일산 킨텍스점까지 매장 수를 5개까지 늘렸지만 이후 추가 출점 없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사업 초기 두 자릿수를 이어가던 매출 성장률도 2017년부터 한 자릿수로 줄어 지난해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빅마켓 5개점을 포함한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액은 0.2% 늘어난 6조3306억원에 그쳤다.

이와 반대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총매출액 2조3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늘었다. 작년에만 3개점을 신규 개점했고, 현재 점포수는 18개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스타필드 안성점, 내년에는 부산 연산점 등에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올해는 14.2% 늘린 2조6700억원의 매출 계획을 세웠다.

창고형 할인점의 후발주자로 꼽히는 홈플러스 스페셜 역시 무료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연회비 없이 일반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꾸렸고, 최근에는 온라인몰 ‘더클럽’과 연계해 온·오프라인 창고형 할인점을 내세우고 있다. 홈플러스도 스페셜 점포를 연내 30개, 내년까지 70~80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롯데 빅마켓의 무료회원제 전환이 사실상 폐점 초읽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쇼핑이 전체 점포의 20%에 달하는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혀 롯데쇼핑 사업 중 부진한 축에 속하는 빅마켓이 구조조정 대상 우선순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현재 롯데쇼핑이 운영 중인 빅마켓 매장 5곳 중 1곳인 신영통점이 오는 6월말로 폐점을 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싣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연 콘퍼런스콜에서 백화점 5개, 할인점 16개, 슈퍼 75개, 롭스 25개 등 올해 700여개 점포 중 121개를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도 롯데의 구조조정을 두고 부진한 사업을 중심으로 정리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과 달리 롯데가 빅마켓 점포 수를 확장하지 않고 있고 이번에 무료회원제로 나선 만큼, 빅마켓 사업을 접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 관계자는 “6월부터 무료회원제로 전환되는 것일뿐, 매장은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면서 “신영통점만 이번달 말로 폐점하고 다른 매장은 그대로 운영한다. 사업 철수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빅마켓이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비슷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빅마켓은 일반 롯데마트와 큰 차별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창고형 할인점은 일반 매장과 비교해 차별화되고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찾기 때문에 일반 매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을 판매해야 한다. 유료회원제임에도 코스트코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며 ”온라인 시장이 초저가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창고형 할인 매장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가격대비 고품질의 상품을 전략으로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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