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사, 채권 및 부동산 등 자산 매각으로 실적 방어
“자산 매각 통한 손실 방어 한계 있어···장기적 해결방안 마련해야”

생·손보사 1분기 주요 손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생·손보사 1분기 주요 손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내려가자 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실적이 떨어지면서 역마진 우려가 커진 까닭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채권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손실을 막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이 1분기 실적을 채권 매각으로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채권과 부동산을 매각해 이차손과 변액보증손실을 메웠다. 총 3950억원 규모의 채권과 부동산을 매각했으며 이 중 채권매각이익은 2220억원, 부동산매각이익은 1730억원이었다. 그 결과 삼성생명의 투자이익은 2조7500억원으로 전분기 1조5800억원 대비 74.4%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외화채권 매각으로 1분기 실적을 방어했다. 한화생명은 만기가 도래한 해외채권을 국내채권으로 교체 매매하는 과정에서 약 3100억원의 매각이익을 거뒀다. 한화생명의 1분기 투자이익은 1조500억원으로 전년 말(9100억원) 대비 15.4% 증가했다.

자산 매각을 통한 실적 방어 움직임은 생보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0년 1분기 경영실적(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의 투자영업이익은 7조8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1조5775억원)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2분기에도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보유 매각 재원을 적극 활용해 손익 변동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작년부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부동산 및 채권 등을 매각해 자산운용수익률을 제고하는 방안을 2분기에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도 자산처분으로 단기 이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1분기 기준 손보사의 투자영업이익은 2조316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66억원) 대비 12.1%(2498억원) 늘었다.

손보사 중에서도 특히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등 실적 호조세를 보인 손보사들의 투자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현대해상의 올 1분기 투자이익은 3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80억원보다 17.3% 늘었다. 이에 힘입어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773억원) 대비 15.9% 상승한 8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권 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으로 3350억원의 투자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2350억원) 대비 42.6% 증가한 규모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는 전년 대비 63.5% 급등한 10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손보사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순익 확대다.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적극적인 자산 처분으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자산 매각을 통한 손실 메우기는 일회성 요인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업계의 자산운용이익률 하락세가 예상되면서 역마진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실적 방어를 위한 보험사들의 자산 매각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자산 매각을 통한 실적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자산 매각 외의 방법으로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적정한 해결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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