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차익실현 빌미될 수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

국내 증시가 가파른 반등을 뒤로 하고 6월에 접어든 가운데 리스크 확대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 재개 기대감이 지수에 선반영된 상태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표면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지난달 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증시 약세를 점치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달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2000선을 넘기는 등 좋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 달에는 투자 심리를 냉각시킬만한 부정적인 이슈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증시 약세를 점치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증시 약세를 점치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우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4차산업 혁명 기술을 앞세워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과 이를 조기에 누르겠다는 미국의 자존심 싸움이 올해에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두 나라는 홍콩을 가운데에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중국 행위를 막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이를 ‘일국 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아닌 ‘일국 일제’(한 국가 한 체제)를 위한 행위라며 1992년 제정된 홍콩정책법에 따라 세금과 무역혜택을 주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엄포했다.

홍콩이 실제 특별지위를 잃게 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홍콩 배제 전략으로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매력을 잃게 되면 자본 유출이 심화될 수 있는 까닭이다. 그 중에서도 홍콩 달러 환율을 미국 달러화 가치에 연계시킨 홍콩의 화폐제도인 페그제 붕괴가 일어날 경우 홍콩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슈가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경제 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춘 것은 아닌 까닭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11만1682명, 누적 사망자는 36만9392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달 9일 대비 각각 209만명, 9만명 증가한 수치다. 

국내의 경우도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나타나면서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마이너스(-) 0.2%로 하향했다.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1.6%(2009년 성장률 예상) 이후 11년 만이다.

이 같은 리스크 요인들에 따라 이번 달 증시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6월 전략노트 보고서를 통해 “지금 주식시장은 악재가 상존하고 있음에도 이보다는 호재와 기대감으로 상승한 상황”이라며 “6월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의 효과, 경기 개선 기대감이 지속되지만 미·중 갈등 등 대외 리스크의 부각,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지속 등으로 이달 말을 향할수록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불확실성 확대에도 지수의 하락세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나 코로나19 재확산이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이들 이슈는 이미 시장에서 소화된 악재로 볼 수 있고 아직은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 충격이 있지 않은 한 지난 3월 초와 같은 대세적인 지수 하락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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