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사업부 매각, 규모 확대 가능성 높아
기내식 사업, MRO, 마일리지 사업 등 핵심 사업부 재편 가능성 거론···일각선 호텔사업 추가 정리 분석도

대한항공이 오는 6월 1일부터 국내선 운임을 평균 7% 올린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이 대한항공 사업부 매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공원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선 서울시의 발표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 계획뿐 아니라 항공정비(MRO)·기내식 사업 등 사업부 매각 일정과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송현동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845만7000원이다. 부지면적(3만6642㎡) 전체로 계산하면 약 3100억원이다. 서울시가 부지를 매입할 경우 공시가격을 근거로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부지 매각대금은 5000억~6000억원이다.

이 때문에 송현동 부지 매각 철회 가능성도 감지된다. 지난 28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빙부인 고(故) 김봉환 전 국회의원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팔리면 가지고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한항공의 사업부 매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기내식 사업, MRO, 마일리지 사업 등 핵심 사업부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일부 사업부에 대한 지분 매각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매각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올해 상환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돈은 약 3조7500억원이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지만 차입금 상환에만 1조원 이상이 더 필요한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이달 사업부 매각 여부를 결정하고 채권단에 관련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요구했다.

특히 국내 사례가 있는 기내식 사업 매각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중국 하이난항공과 6대4 지분 비율로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1600억원을 확보했다.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보다 매출이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핵심 사업부 매각을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비용에 대한 예상은 어렵다. 서울시의 매입 가격에 대한 태도와 향후 정부의 추가 지원 규모에 따라 사업부 매각 규모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4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부합해 추가 지원이 예상된다.

사업부 매각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사업부 매각을 최소화하고 호텔사업을 추가 정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100% 출자 법인 한진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HIC)을 통해 LA 윌셔그랜드센터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HIC는 LA 윌셔그랜드센터 개관(2017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2월 LA 윌셔그랜드센터 및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 대한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구조 개편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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