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1만5000원부터 최고 550만원 등 논란···길리어드 “결정된 바 없다”
부작용도 생식 기능 감소와 간 손상 등 지적···길리어드 “흔한 건 구역”

길리어드사이언스 본사 사옥 전경. / 사진=길리어드
길리어드사이언스 본사 사옥 전경. / 사진=길리어드

미국계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국내 특례수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벌써부터 렘데시비르 가격과 부작용이 주목 받고 있다. 길리어드는 미국 본사가 가격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자사가 주도한 임상시험의 대표적 부작용은 ‘구역’ 증상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특례 수입은 품목허가와 다르다.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나 품목신고가 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제조 또는 수입을 허용하는 절차를 지칭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 필요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수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식약처도 렘데시비르의 국내 특례수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국내에서 진행되는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이 약물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또 다른 전염병인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이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은 이 약물이 코로나19 환자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사망률의 경우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실험군이 약 7%, 그렇지 않은 비교군이 약 12%였다. 

이처럼 질본과 식약처가 렘데시비르의 국내 특례수입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빠른 시기에 수입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향후 렘데시비르 가격과 부작용에 국민들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렘데시비르 가격과 관련, 현재 관측과 설만 무성한 상황이다. 의학전문매체인 스탯은 렘데시비르 가격에 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각각 12.5달러와 1000달러, 4500달러로 차이가 작지 않다. 각각 환화로 계산하면 1만5000원과 123만원, 550만원 수준이다. 물론 글자 그대로 시나리오 수준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참고할 필요는 없지만, 그만큼 렘데시비르 가격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방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재발견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기관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격 결정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결국 길리어드가 최종 가격을 결정하겠지만 이같은 여론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도 렘데시비르 가격이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각국 정부와 협상 결과에 따라 가격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신약 특성상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만큼, 부작용도 고려할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블룸버그가 “렘데시비르는 남성 생식 기능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한 점도 주목 받았다. 블룸버그는 수컷 생쥐 28마리에 렘데시비르를 주사한 후 정자 수와 정자 운동성이 하향 추세를 보였다는 중국 소재 병원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관의 임상시험에서도 위장관 증상과 간 손상 등 렘데시비르 부작용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길리어드가 아닌 미국 국립보건원과 중국 병원 등 타 기관이 주도한 임상시험 결과라는 점을 지적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관계자는 “렘데시비르 이상반응(부작용)은 임상시험을 주도한 기관과 설계에 따라 모두 다르게 나타났다”며 “길리어드가 주도한 임상에서 발현율이 높은 이상반응은 구역이었다”고 설명했다. ‘구역’은 구토가 급박한 느낌을 지칭한다.

실제 길리어드 주도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후 지난 4월 하순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5일 투여 환자군과 10일 투여 환자군에서 각각 10%와 8.6%가 구역을 경험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남성 생식 기능 감소 이상반응이 사람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점도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렘데시비르는 사실상 국내 수입이 결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은 향후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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