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두 달 만에 0.25%p 인하
사상 최저 수준 NIM, 또 하락 불가피
수익성 지표 하락으로 올해 은행권 수익 작년보다 수천억원 감소 예상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 /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몰고 온 ‘제로금리 시대’로 은행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점으로 떨어진 가운데 기준금리가 또 인하되면서 NIM의 반등 가능성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수익성 지표 하락으로 올해 은행권 수익은 작년보다 수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1.46%를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매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말 1.67%를 기록한 이후 2019년 말 1.56%를 기록했고 올해 1.4%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은행 업계는 순이자마진이 갈수록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다고 판단했고 올해는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계속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전날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작년 7월 이후 1년도 안 돼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는 1.25%포인트나 떨어졌다. 

은행업계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내릴 때마다 은행들의 연간 순이익이 2000억~3000억원 감소한다고 판단한다. 또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NIM의 하락도 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NIM이 0.01%포인트 떨어지면 300억원의 손실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1분기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증권가도 은행들의 NIM이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주요 금융사(신한·KB·하나·우리·BNK·DGB·기업은행)의 NIM이 올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7개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의 NIM은 지난해 말까지 평균 1.96%를 기록했고 올해 말에는 1.8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7개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의 NIM이 올해 말 1.85%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 도표=시사저널e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 은행의 NIM 하락은 적어도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있다면 하락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NIM의 반등, 대손비용과 관련된 불확실성 제거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은행권의 이자이익 외에도 비이자이익 증가세도 멈춘 상황이라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억원 감소했다. 업계는 지난해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낸 DLF 사태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이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의 장기화로 역마진에 시달리는 보험업계 문제도 있다. 자회사로 보험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 입장에선 은행과 함께 보험사의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대출에서 부실이 증가할 경우 순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은행권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전방위적인 어려움을 경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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