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한국에 발 묶인 몽골인 40여명, 몽골-한국 운항 재개해달라 시위
어린아이 두고 온 부모, 한국서 해고당하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 등 사연 각각
몽골 정부, 항공운항에 부정적···자체 격리수용시설 부족해 ‘쉬쉬’

지난 20일 한국에 체류중인 몽골인 40여명이 광화문 외교부 청사 앞에 모여 한국과 몽골간 항공운항을 재개해달라고 시위하고 있다. / 사진=시위에 참여한 몽골인 SNS 갈무리
지난 20일 한국에 체류중인 몽골인 40여명이 광화문 외교부 청사 앞에 모여 한국과 몽골간 항공운항을 재개해달라고 시위하고 있다. / 사진=시위에 참여한 몽골인 SNS 갈무리

국내 체류 중인 몽골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몽골 정부는 지난 2월 25일부터 한국발 또는 한국행 항공편 운항을 모두 중단했으며 3개월 넘게 하늘길을 닫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몽골인 40여명이 모여 광화문 외교부 청사 후문에서 시위를 벌였다. 요구 사항은 몽골-한국간 항공운항을 재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한 몽골인은 “몽골에 어린아이를 두고 온 부모들, 주변 친지 상을 당한 사람, 한국에 집도 없는데 귀국은 못하고 해고까지 당한 사람 등 여러 가지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하게 됐다”며 “몽골 정부는 한국에서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철저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국민을 위해 항공 운항을 재개해달라”고 말했다.

몽골 정부는 비운항 기간 중 6편의 자국 임시 항공편을 운항했으나 몽골 내 격리 수용시설이 부족하다보니,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예약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기편 운항에 대한 몽골인들의 요구에 우리 정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몽골정부는 자국민들의 송환요청에도 거부의사를 표시하며 일방적으로 항공편 예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거주 중인 몽골인은 4만여명, 몽골에 거주 중인 한국인은 2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간 항공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본국으로의 귀국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과 몽골 간 운항이 가능한 곳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이다. 앞서 아시아나는 지난 3월 28일 부정기편을 운영해 귀국을 희망하는 몽골 교민 250여명을 태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몽골 노선의 경우 언제든지 부정기편을 띄울 준비는 돼있다”며 “귀국을 원하는 한국·몽골인들의 요청도 상당해 정부간 협의만 이뤄진다면 부정기편을 운영해 국적항공사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인들의 원활한 해외업무 수행과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재외국민들을 위한 전세기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9일 아시아나는 중국 광저우로 향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등을 포함해 국내 기업인 840여명을 전세기로 수송한다.

또 국내 복귀를 원하는 재외국민과 해외에서 발이 묶인 체객 수송을 위해 외교부 및 현지 대사관과 힘을 합쳐 전세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13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총 29회 전세기를 운영했으며 7875명의 국민들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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