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성하며 3곳 운영 가능해져···DF2·DF6 재입찰 공고시 검토 후 추가 입찰 가능성
롯데·신라·신세계는 무기한 휴업 돌입···현대百면세점, 예정대로 9월 인천공항 매장 오픈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 사진=연합뉴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 사진=연합뉴스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사업권까지 획득하며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신라·신세계 등 유통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업 구조 조정에 나서며 위축된 모습과 비교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표면적으로 자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장기화를 고려했을 때,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세청 심의 결과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출국 면세점 구역(DF7)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9월부터 인천공항에서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브랜드 유치 경쟁력 강화, 규모의 경제 달성에도 한 걸음 가까워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신성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개장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았던 서울 동대문 시내면세점 2호점도 예정대로 오픈했고, 인천공항 내 사업권까지 따내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가 조만간 유찰된 DF2(향수·화장품)와 DF6(패션·기타)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내면, 공고 검토 후 추가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로 국내 모든 면세 사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관광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총 1조6000억원의 면세점 매출을 올리고 3년 내 이를 2조원대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 1분기 매출은 1831억원에 그쳤고 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 등으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거세져 목표 매출에 달성할지도 미지수다.

실제 면세업계 빅3(롯데·신라·신세계)의 휴점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김포공항 면세점 휴점에 이어 단축영업을 해왔던 시내면세점도 무기한 문을 닫는 모양새다.

롯데·신라면세점은 내달 1일부터 제주에서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을 일시 휴점한다고 밝혔다. 우선은 한 달간 임시 휴점이지만, 사실상 무기한 휴점하는 셈이다. 양 사는 “영업 정상화 시점은 추후 검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제주 휴점 카드까지 꺼낸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 탓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59명으로 전년(13만9360명) 대비 99% 급감했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겨 매출이 전년 대비 90% 이상 줄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부산 시내면세점을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영업 중단키로 했다. 지난 1일부터 강남점 2층에 위치한 주류·담배·식품 매장도 휴점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영업 재개 일정도 공지하지 않은 상태다.

면세점 빅3가 모두 비용 절감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조치는 모두 하고 있다”면서 “정부 추가 감면책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빅3마저 무너지면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에 첫 입성하게 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초기 오픈 효과를 볼 수 없을뿐더러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지고 있어 관광수요 회복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까지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5일 임대료 감면폭 확대 등 추가 지원을 약속했으나 발표 시기가 2주째 미뤄진 상태다. 현재로선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임대료 감면폭을 현행 20%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면세업계가 모두 고사 위기에 처해 하루 빨리 지원책이 나오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예정대로 9월에 인천공항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고, 임대료 관련 문제는 인천공항공사 측과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며 “시내면세점은 현재 2시간정도 단축 영업 중인데 아직까진 휴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번주 내로 임대료 감면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감면율은 막판 세부 조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지만, 현재 20%인 감면율을 중소면세점 수준인 50%까지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