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 급격히 성장
아직 상위 증권사와는 격차 있어 향후 행보 주목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급증에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어 국내 브로커리지 최강자인 키움증권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와는 달리 해외 주식 부문에서는 국내만큼의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올 들어 성장세가 뚜렷하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 주식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 성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수료 무료가 대세인 국내 주식 거래와는 달리 해외 주식은 여전히 0.2~0.5% 정도의 주식 거래 수수료가 붙어 투자자 증가에 따른 수익 개선 가능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역시 이 같은 상황이 기회가 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1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올해 1분기 브로커리지 수익만 1243억원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초대형투자은행(IB)의 뒤를 쫓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을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가 279억원의 수익을 거둬 업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각각 218억원, 101억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분기 8억원에서 올해 69억원으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이 급증했지만 이들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이후 키움증권의 상승세가 무서운 까닭이다. 키움증권의 해외주식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316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 말 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키움증권을 통해 해외 주식 거래에 나선 고객 수도 지난해 말 4만5850명에서 이달 22일 17만1770명으로 급증했다.

키움증권의 해외주식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316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 말 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 자료=키움증권 영업보고서,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키움증권의 해외주식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316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 말 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 자료=키움증권 영업보고서,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키움증권은 서비스 강화를 통해 투자자들을 더욱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해외주식 통합증거금 서비스는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계좌에 있는 원화 및 외화로 해외 주식을 거래하고 주식 결제 시 필요 자금만 자동으로 환전해주는 서비스다. 해외 직투족(직접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이 서비스는 키움증권이 경쟁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미 도입한 상태다.

다만 지난 3월 해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산장애, 지난달 원유 선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거래 오류 등에 따른 전반적인 거래 시스템 신뢰도 저하는 해결 과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대형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투자자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는 놓칠 수 없는 부문으로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운 증권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은 다른 증권사들의 시장 파이가 크지만 키움증권이 그동안 국내에서 보여준 경쟁력을 잘 활용한다면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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