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관리지역 불구, 오피스텔은 HUG의 분양가 심사 미적용
오피스텔 가격 올라가고 일반 아파트 공급은 축소되는 현상 우려도

HUG의 분양가 심사에서 빗겨가 있는 오피스텔 공급가격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HUG의 분양가 심사에서 빗겨가 있는 오피스텔 공급가격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달 중 분양 예정인 서울 청량리의 한 오피스텔이 전용 84㎡ 분양가 기준 11억 원대에 나오며 건설업계의 배짱분양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청량리는 이미 6개의 노선이 지나는 다중역세권인데다 앞으로 GTX B·C노선, 강북횡단선, 면목선 등 노선 추가까지 예정돼 있어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시장 교란 행위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에서 전용면적 37~84㎡로 구성된 총 480여 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더 퍼스트 분양에 나선다. 전용 84㎡ 중층 기준 분양가는 11억 원대다. 인근에서 가장 최근 분양했던 사업장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인데, 주상복합아파트인 이곳의 동일한 평형 분양가가 8억4620만~10억847만 원 수준이었던 것에 견주어보면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사이 분양가가 평균 2억 원 가량 오른 셈이다.

통상 오피스텔은 상업부지에 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건폐율이 높아 쾌적성이 떨어지고 동일평형이라도 아파트 대비 서비스 면적이 적다는 인식이 있다. 아파트 보다 관리비가 많이 나오며, 취득세 역시 아파트 대비 높다는 단점 때문에 선호도가 낮았던 편이다. 그럼에도 대출 규제 및 입주시점까지 전매 불가 등의 꽉 막힌 서울 아파트 시장 환경상 대출이 가능하고 전매도 바로 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투자대체처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건설사들이 오피스텔 분양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게다가 오피스텔의 경우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라 하더라도 분양가 규제의 대상에서 벗어나있다는 점도 고분양가를 부추겼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선분양 하는 아파트는 분양보증 시점에 고분양가 관리를 받게 된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다만 오피스텔은 1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 도시형 생활주택 등과 함께 HUG의 분양가 관리대상서 제외돼 있다. HUG 관계자는 “해당 단지가 주변사업장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오피스텔은 분양가 관리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업주체가 자의로 분양가를 책정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시장에서 약 1년 전부터 나타났다. 시행사 신영과 GS건설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에서 오피스텔과 아파트로 구성된 브라이튼 여의도를 분양하려 했지만 HUG의 아파트 분양가 통제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며 현재까지도 분양일정을 소화하지 못했고, 오피스텔만 분양을 마친 상태다. 또한 종로구 세운지구 정비사업 내에서도 아파트를 지으려던 계획을 바꿔 오피스텔과 오피스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가격 간 차이가 수백만 원에 달한 탓이다.

이 같은 까닭에 지난해 8월 상승 반전한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계속 올라 지난달 102.33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정부 규제가 집중되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가뜩이나 부족한 서울 공급을 더 위축시킨 것”이라며 “오피스텔 배짱 분양을 부추긴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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