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통부 “중국 당국, 미 항공사 취항 재개 요구에 응답 안 해”
항공사 관계자 및 전문가 “중국 1개 항공사-1개 노선 정책 완화 전엔 큰 기대 힘들어”

미 교통부는 중국 민항국이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취항 재개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 사진=연합뉴스·AP통신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 및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항공업으로까지 번졌다. 양측이 취항 재개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것인데, 일각에선 양측의 갈등으로 인해 국내 항공사가 누릴 반사이익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항공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5일 관련업계 일각에선 미중 갈등 지속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 수요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주요 항공사가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인해 각각 중국 노선, 미주 노선 운항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은 홍콩 문제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책임까지 전방위로 충돌하며 발생했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입에서 ‘신냉전’이라는 단어가 언급될 정도로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외교 문제는 산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이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5월 중국 취항 재개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 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동시에 “미국으로 운항하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동방항공·남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은 오는 27일까지 항공편 일정과 기타 세부사항을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중국 민항국의 대응에 따라 미국 역시 중국 측 항공사에 보복 조치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미중 직항 노선이 운항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선 자연스레 국내 항공사가 얻을 반사이익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발 미주 직항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에서 출발하는 시카고, 애틀랜타,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내달부터 워싱턴과 시애틀 노선도 운항을 재개한다.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시애틀 노선도 6월부터 주3회 운항할 계획이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천 환승 통한 수요 증대를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1항공사 1노선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큰 기대를 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교수는 “만일 중국이 한국의 코로나19 국면이 완화됐다고 판단, 노선 정책을 풀어준다면 본격적인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민간항공국은 지난 3월부터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운항하는 중국 항공사에 대해 1개 노선, 주 1회 운항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은 중국이 6월 초 여행제한 조치 등 국경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은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1개 노선만 허용하고 있어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다”면서 “양측이 보잉 납품, 여객 수요 등 서로 손해를 입게 될 요소가 많아 갈등이 전면 운항 금지로 이어지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국제항공·동방항공·남방항공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주요 거래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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